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4%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3일 기준 5대 시중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70~3.75% 수준으로 모두 4%를 밑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 은행보다 수신 금리 수준을 높게 유지하는 저축 은행의 평균 금리 또한 3.96%로 4%아래로 떨어졌다.
은행 금리 하락은 미국 중앙은행(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는 기준금리가 최대 0.75% 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 영향으로 국내 금리도 하락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의 금리가 지난해 11월 초 4.151%에서 지난 2일 3.706%로 45bp(1bp=0.01%) 가까이 내렸다.
정기 예금 금리 인하로 인해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 예금 잔액은 849조 2957억원으로 전월 대비 2.24% 감소했다. 대신 요구불예금과 증시 투자자 예탁금과 같은 부동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16조7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598조7041억원) 대비 18조439억원(3.01%)이 늘어난 수치다.
요구불 예금의 금리 수준은 정기예금보다는 낮지만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나 입·출금이 가능하다. 따라서 금리의 변동에 맞춰 자유롭게 투자처를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