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말고 다른 거’ 찾는 Z세대 [김민주의 MZ 트렌드]


미국 젊은 세대가 술을 덜 마시기 시작하면서 주류업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맥주의 인기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맥주 마케터 인사이트(Beer Marketer's Insights)에 따르면, 미국 내 맥주 출하량은 2023년 첫 9개월 동안 5% 이상 감소했으며 판매량은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는 이 현상이 젊은 소비자가 이전 세대보다 술을 덜 마시고, 맥주보다 증류주나 비알코올 주류를 선호하는 데다 버드라이트 브랜드 불매운동이 겹치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MRI-시먼스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지난 6개월 내 술을 마신 이들 중 87%가 증류주를 마셨다고 답했다. 반면 맥주를 마신 이들은 56%에 그쳤다.

대마초 또한 맥주를 밀어낸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마초 연구소 New Frontier Data의 조사에서 18~14세 사람들 중 69%는 술보다 대마초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최근 미시간 대학의 연구에서도 술을 마시지 않는 대학생 수가 지난 20년 동안 20%에서 28%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Z세대는 맥주 대신 플레이스테이션 5로 게임을 하고 대마초를 하고, 배달 음식(DoorDash)을 주문하는 것이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투자 은행 회사 TD Cowen은 대마초 사용자가 향후 5년 동안 1,800만 명 더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200만 명에 달하는 주류 소비자를 잃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일부 미국 맥주 브랜드들은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대마 핵심 성분인 THC를 첨가된 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Boston 맥주는 올해 초 5mg의 THC를 함유한 망고 녹차를 선보였다.
국내 시장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수입 라거 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도 2조2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5% 줄었다. 2018년 3억968만달러에 달했던 맥주 수입액 역시 지난해 1억9508만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Z세대의 건강 관리 트렌드에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81억원에서 300억원 규모로 약 4배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또한 국내 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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