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AI 기술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 변신” [CES 2024]

비가전기업 최초 기조연설자로 나서
해양(조선) 이어 육상 인프라(건설)의 미래 비전 제시
AI 기반 ‘안전·무인 자율화·탈탄소화’ 3대 비전 발표

‘CES 2024’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 현장과 장비의 개선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Site)을 확장한 개념이다. 건설 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혁신 의지를 담고 있다.

CES 참가 3년 만에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정 부회장은 “건설 산업은 인류 문명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건설 산업의 근원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기조연설 무대에 함께 오른 구글 클라우드 AI 사업부 글로벌 필립 모이어 부사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는 CES 2022에서 선보인 ‘퓨처빌더(Future Builder)’의 비전과 그 발전상을 공유해왔다. 2023년에는 세계 최대의 조선 기업으로서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소개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기조연설에서 ▲안전성 확보 ▲무인 자율화 ▲탈탄소화 등 3대 혁신 목표를 발표했다. 비전 달성을 이끌 혁신 기술인 ‘엑스 와이즈(X-Wise)’와 ‘엑스 와이즈 사이트(X-Wise Xite)’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엑스 와이즈’는 장비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무인 자율 작업에 이르게 하는 AI 플랫폼으로, 앞으로 HD현대의 모든 산업 솔루션에 기반 기술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건설 장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최적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능형 현장 관리 솔루션이 바로 ‘엑스 와이즈 사이트’다.

HD현대는 AI 기반 혁신 기술인 ‘엑스 와이즈’와 ‘엑스 와이즈 사이트’ 등 2개의 솔루션을 바탕으로 하드웨어 기반의 장비 제조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 두 가지 혁신 기술을 통한 건설 현장의 무인 자율화와 함께 업계 톱티어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개방형 혁신을 선도하며,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정 부회장의 오프닝 연설을 시작으로, HD현대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파트너사들의 설명이 이어졌다. 디벨론 마케팅 매니저 윈타 베레켓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AI 적용 건설 장비로 현장의 무인 자율화를 앞당길 HD현대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그라비스 로보틱스의 마르코 후터 창업자는 자율형 4족 보행 로봇에서 출발한 자율 굴착기의 개발 목적과 건설 장비 로봇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근 HD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 부사장은 HD현대의 이정민 책임매니저와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양사의 협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가다 알라무드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은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 ‘사우디 비전 2030’ 달성에 기여할 HD현대의 사이트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의 육·해상 비전은 지난 CES 2022에서 밝힌 '퓨쳐 빌더'로서의 역할을 실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함께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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