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 랄프로렌, 의류는 10만원, 시계는 260만원?…이유 찾아보니

명품 대비 저렴한 가격대로 접근성 높인 폴로 랄프로렌
시계 가격대는 200만~300만원대로 책정
2007년 리치몬트그룹과 협업해 회사 설립…고급 시계 제작

사진=폴로 랄프로렌 홈페이지
미국의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이 올드머니룩(상속받은 돈으로 부자가 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옷차림) 유행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의류 가격대는 10만~30만원 수준으로 명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상류사회 스타일을 나타내는 이미지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랄프로렌 코리아의 2022년 매출은 4819억원, 영업이익은 153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5%, 영업이익은 38.6% 늘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2%, 135.1% 급증했다.

폴로 랄프로렌의 주요 카테고리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10만~30만원대로 책정된 의류, 신발 등과 달리 고가에 책정된 상품군이 있다. ‘시계’다. 남성 시계와 여성 시계 모두 200만~3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폴로 랄프로렌이 내놓은 제품군 가운데 가장 고가에 해당한다. 브랜드의 상징인 폴로베어가 시계 케이스 상판에 그려진 모델의 가격도 200만원이 넘는다.

폴로 랄프로렌이 시계 가격을 패션 제품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책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앞서 폴로 랄프로렌은 2007년 5월 리치몬트 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50대 50 비율로 조인트 벤처(JV) '랄프로렌 워치 앤드 주얼리 컴퍼니'를 설립했다. 첫 시계는 2008년 출시됐다. 리치몬트는 스와치, LVMH 등과 함께 시계 3대 명품 시계 회사로 꼽힌다. 주요 브랜드로는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 르쿨트르, 피아제, 까르띠에, IWC 등이 있다.

시계 시장의 후발주자인 폴로 랄프로렌은 빠르게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리치몬트와 손을 잡고 고가의 가격을 책정했다. 당시 구찌, 발렌티노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중저가 시계를 선보인 것과 다른 결정이었다.

전략은 성공이었다. 2009년부터는 국제 고급시계 박람회인 SIHH(Salon International Haute Horlogerie)에도 참가하며 시계 브랜드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폴로 랄프로렌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위스 시계 제조의 유서 깊은 전통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폴로 랄프로렌 시계를 디올, 루이비통, 불가리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

해외 시계 전문 매거진 원앤와운드는 "랄프로렌의 시계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그럼에도 폴로 랄프로렌의 시계는 전형적인 스위스 럭셔리 제품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지 레볼루션 워치 역시 "랄프로렌의 시계는 시대를 초월한 은밀한 부를 표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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