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김건희 디올백’, 여야 모두 "해명 필요"···尹 해명할까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받고 상응하는 처벌 받아야”
한동훈 尹 대통령과 갈등 후 봉합 “더 말하지 않겠다” 일축
WSJ·로이터통신 일제히 김 여사 명품백 논란 보도
대통령실 관계자 "이르면 신년기자회견 때 발표할 듯"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논란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한층 더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범죄 저질렀으면 처벌 받아야” 맹공 퍼붓는 민주당 지도부2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해 “뇌물을 받았으면, 범죄를 저질렀으면 수사를 받고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법 앞에는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의 원칙이 지켜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김 여사의 명품백 관련해선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수사를 통해서 불법 여부를 명백히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처벌받는 그것이 공정과 상식”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약속 대련', '짜고 치는 고스톱' 등 각종 설이 난무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봉합쇼가 일단락된 것처럼 포장되고 있는데, 디올백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명품백 돌려주면 국고횡령’이라는 기상천외, 경천동지할 억지 주장으로 디올백 전쟁이 끝날 것 같나. 디올백 수수 사건은 사과로 끝날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당의 맹공 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한동훈 위원장은 24일 김건희 여사의 논란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앞선 18일과 19일 한 위원장은 김 여사와 관련된 질문에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갈등 과정에서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여당 지도부에서도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는 총선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라며 “어떤 방법이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선에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서울의소리’ 통해 불거진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을 받는 듯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서울의소리 측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2년 9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 목사를 만나 디올백을 건네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그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한동훈 위원장은 김 여사의 논란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배당된 이후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그 내용들이 몰카(몰래카메라)공작”이라며 “몰카 공작 당사자인 서울의소리가 고발했는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비대위원장 임명 후 잠시 입장 바뀐 한동훈···
김경율의 ‘마리앙투아네트’ 발언이 불씨 키워
12월 26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당 내부를 비롯해 전국 순회를 돌며 비대위원장으로서 활동을 이어 온 한 위원장의 행보로 인해 김 여사 논란이 수그러드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비대위원은 17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 “최순실 국정농단 촛불집회 뒤풀이에서 참여연대 역사학 교수님 한 분이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 것 같냐'고 해서 우리는 당연히 자유 평등 같은 이념을 연상했는데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니깐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며 국민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한 위원장의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는 말이 보도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부에서 비대위원장 사퇴설까지 나오면서 위기에 봉착한 한 위원장은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만나 극적 화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외신도 줄줄이 보도현재진행형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00달러(약 300만원)짜리 디올 핸드백, 한국 여당을 뒤흔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목사가 몰래 촬영한 영상에 김건희 여사가 이를 받는 모습이 담겨 여당 측을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가방 논란은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 지지율이 하락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또 다른 정치적 문제를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24일 “‘디올백 스캔들’로 인해 선거를 앞두고 있는 윤석열 정부·여당이 혼란에 빠졌다”며 “오는 4월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되찾으려는 시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정치적 폭탄”이라면서 “김건희 리스크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여사가 과거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였으며, 야당에서 이에 관한 특검법이 추진됐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또 2021년엔 박사 학위와 관련해 허위 및 표절 논란으로 김 여사가 공개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사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를 언급하며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사치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김 여사를 비유하면서 정부와 여당 사이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잠시 분열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의 논란을 두고 “대통령이 입장을 직접 표명할 때와 상황이 오고 있다”며 “신년 기자회견보다는 대담 형식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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