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까지 20분' 수도권 확장의 새 날개 GTX[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최근 국토교통부에서는 GTX A, B, C에 대한 연장선 및 신설 노선인 GTX D, E, F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운정에서 동탄까지 개통 예정이던 GTX A는 평택까지 남쪽 구간이 연장된다. 인천대입구(송도)에서 남양주 마석까지 개통 예정인 GTX B는 동쪽 구간이 연장되면서 가평을 거쳐 강원도 춘천까지 연장된다.

양주 덕정에서 수원까지 운행되는 GTX C는 남쪽, 북쪽 구간 모두 연장된다. 북쪽 구간은 동두천까지 연장되고, 남쪽 구간은 화성과 오산, 평택을 거쳐 충청남도 천안과 아산까지 연장된다.

강원도 춘천이나 충남 아산이나 천안, 그리고 신설 GTX D에 포함된 강원도 원주의 입장에서는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GTX 노선의 연장은 수도권의 확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에는 지방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므로 같은 충남이나 강원 지역이라고 해도 수도권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 그러니까 GTX 개통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집값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발표에는 GTX A, B, C의 연장 노선뿐만 아니라 GTX D, E, F라는 신설 노선도 같이 발표되었다. 그중에서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GTX D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GTX D는 더블 Y자 형태를 띤다. 서북쪽 노선은 김포시 장기에서 출발하여 인천 검단, 계양, 대장지구에 다다르며, 서남쪽 노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인천 영종, 청라, 가정, 작전을 거쳐 대장지구에 다다른다. 대장지구에서 합쳐진 GTX D는 GTX B와 환승이 가능한 부천종합운동장역과 광명시흥을 거쳐 서울로 진입한다.

서울에서는 가산, 신림, 사당, 강남, 삼성역까지 다다른다. 삼성역에서 지선이 다시 Y자처럼 둘로 갈라지는데 동북쪽 노선은 잠실, 강동을 거쳐 하남 교산 신도시까지 개통되고, 동남쪽 노선은 수서, 성남 모란, 경기 광주, 곤지암, 이천, 부발, 여주를 거쳐 강원도 원주에까지 이르는 노선이다.

서울 구간 중 신림에서 잠실까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겹치는데, 2호선과 철도를 공유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2호선은 지금도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9호선과 같이 급행열차를 위해 대피선을 만드는 것이 비현실적이다. 그러므로 기존 지하철 2호선 밑 40~50m의 대심도에 새로운 터널을 뚫어서 지하철 2호선과 별개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GTX, B보다 C가 먼저 삽 뜨는 이유

이번 발표된 노선 중에서 가장 주목할 노선이 바로 GTX D 라인이다. GTX 노선을 운영하는 측에서는 가장 중요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왜 중요하냐 하면 민자 유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GTX B와 GTX C 중에서 알파벳 순서에서 늦은 GTX C가 GTX B보다 먼저 착공하는 이유는 바로 민자 유치 여부와 관련이 있고, 그 배경에는 수익성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GTX D, E, F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GTX D가 먼저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GTX D 라인은 왜 수익성이 높을지 그 이유를 알아보자.

전철이 개통되면 누가 가장 많이 이용할까?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출퇴근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교통 수요가 가장 많은 노선은 일자리가 적은 베드타운과 일자리가 많은 업무중심지가 연결되는 노선이다.

그런데 GTX D 라인은 이런 조건을 정확히 충족하고 있다. 서쪽에 있는 김포신도시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5144만 명이고, 우리나라의 일자리 수는 2522만 개이다.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이 49.0%라는 뜻이다. 이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이 전국 평균인 49.0%보다 높으면 업무중심지라고 볼 수 있고 낮으면 베드타운이라고 볼 수 있다.

GTX D가 출발하는 김포시는 45.7%로 베드타운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침에 김포경전철이 그리 미어터지는 것이다. 검단을 포함한 인천 지역도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이 42.1%밖에 안 되는 인천은 전국 17개 광역 지역 중에서 두 번째로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이다. 강남역이나 사당역에 가면 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교산 신도시가 들어서는 하남 쪽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하남시의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은 36.0%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이 49.0%이니 적어도 하남시 인구의 13%(=49.0%-36.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뜻이다.

경기도 광주도 하남시 정도는 아니지만 41.3%로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한마디로 GTX D의 서쪽 지역도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이지만 동쪽 지역은 일자리가 아주 부족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GTX 투자,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 GTX D가 지나는 서울 지역은 일자리가 많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가산디지털단지가 있는 금천구의 경우는 일자리 비율이 111.6%나 된다. 이를 실제 금천구 인구를 대입해 보면 금천구에는 14만3756명 정도가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금천구에 와서 일을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가산디지털단지보다 더 대단한 곳이 있다. 바로 강남업무 중심지이다.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이 서초구는 121.8%, 강남구는 151.7%나 되고 송파구도 62.1%나 된다. 더구나 이 지역에는 고임금의 직장이 많다.

결국 GTX D는 일자리에 목마른 베드타운과 양질의 일자리가 풍부한 업무중심지를 예전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하여 베드타운에서도 출퇴근이 가능하게 해주는 최상의 조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빨라야 2035년 개통이다. 공사 시공 능력이나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해 보면 2030년에나 개통되는 GTX B 개통 이후로 GTX D가 착공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빨라야 2035년 개통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여유 자금이 많은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11년 후에나 벌어질 잔치를 기다리면서 지금부터 굶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GTX D는 아주 매력적인 ‘떡’이지만 너무 급하게 서둘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