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오늘 1심 선고…‘사법 리스크’ 해소할까
입력 2024-02-05 09:54:40
수정 2024-02-05 09:54:4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1심 선고 결과가 오늘(5일) 나온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햇수로 9년째 겪고 있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2012년부터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015년 5월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반면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 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당시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4%가량 보유했다.
이에 제일모직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춰 이 회장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만들어내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인 삼성증권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을 실행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증대 기회 상실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더불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주가 악영향을 우려해 로직스의 2014년 회계연도 공시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와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 사이 합작계약의 주요 사항을 은폐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다.
또 제일모직의 가치가 부풀려지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부채 1조8천억원)을 로직스 재무제표에 계상해야 하자 자본잠식과 불공정 합병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위반한 재평가로 에피스 투자주식을 4조5천억원 과다 계상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17일 결심공판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혜자라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이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줘 참담하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합병과 관련해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더욱이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 없다"며 "부디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삼성은 재판부가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거나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을 결정해 집행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부당 합병·회계 부정 건으로 2021년 4월부터 작년 11월 결심 공판까지 총 106번 열린 재판에 해외 출장 등으로 불출석한 11번을 제외하고 총 95번 출석했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 구속 기소된 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354일)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뒤 가석방될 때까지(211일)를 더하면 구속된 기간만 565일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이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2012년부터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015년 5월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던 반면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 회사 격인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당시 삼성물산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4%가량 보유했다.
이에 제일모직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춰 이 회장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만들어내기 위해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인 삼성증권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을 실행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증대 기회 상실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더불어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주가 악영향을 우려해 로직스의 2014년 회계연도 공시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와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 사이 합작계약의 주요 사항을 은폐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 결과다.
또 제일모직의 가치가 부풀려지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부채 1조8천억원)을 로직스 재무제표에 계상해야 하자 자본잠식과 불공정 합병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위반한 재평가로 에피스 투자주식을 4조5천억원 과다 계상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17일 결심공판에서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혜자라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이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줘 참담하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합병과 관련해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더욱이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 없다"며 "부디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삼성은 재판부가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거나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을 결정해 집행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부당 합병·회계 부정 건으로 2021년 4월부터 작년 11월 결심 공판까지 총 106번 열린 재판에 해외 출장 등으로 불출석한 11번을 제외하고 총 95번 출석했다.
앞서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 구속 기소된 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354일)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뒤 가석방될 때까지(211일)를 더하면 구속된 기간만 565일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