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판 ELS '스노우볼 펀드'에 증시 부진 악순환
- '中 증시, 급락 후 반등패턴 보였지만'...증시 부양책 효과는?
중국 증시의 하락 요인은 부동산 위기, 경제 침체, 미·중 갈등 등 복합적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스노우볼(Snow ball:雪球产品)' 펀드가 증시 폭락에 가세해 악순환을 낳았다. 최근 한국에서 큰 문제가 된 ELS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월 2일 중국 주가지수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스노우볼을 꼽았다. 2024년 1월 주가가 폭락해 2022년·2023년 만기로 설정된 '스노우볼' 펀드가 낙인(Knock-In, 원금손실 발생구간) 구간에 들어선 탓이다. 중국 증시 약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1월부터 기초자산의 낙인 구간인 80%, 75%, 70%를 터치하는 상품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스노우볼 펀드는 CSI500, CSI1000 지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내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만기는 상품별로 6개월, 1년, 1년 6개월, 2년이다. ELS와 마찬가지로 스노우볼도 낙인 구간을 한 번 터치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5일 기준 스노우볼 CSI500 기반 상품의 70%, CSI1000 기반의 90% 이상은 이미 낙인 구간
을 터치한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IB업계에 따르면 낙인 터치로 1월 말부터 2월2일까지 스노우볼 전체 물량의 65~80%가 청산됐다. 2월 2일에만 CSI500 기반과 CSI1000기반 스노우볼 펀드가 각각 640억 위안, 800억 위안 총 1440억위안(약 26조원)이 처분됐다.
청산할 시 주가는 더 떨어진다. 구체적으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주가 급락에 의한 반대매매 사태를 지적했다. 반대매매에 주가는 또 떨어지고 만다. 마진콜은 손실이 발생할시 트레이더가 기관에게 추가로 내야하는 증거금이다. 마진콜에 응하지 못하면 대출기관은 반대매매를 진행해 펀드를 강제로 팔아버린다.
전병서 소장에 의하면 '신용대주 담보 비율 하락', '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담보비율 하락'으로 대규모 마진콜이 벌어졌다. 주가급락으로 2월초 신용잔고는 1월 1만6554억 위안에서 1일 1만4891억 위안으로 1663억 위안 감소했다. 주식담보대출 30% 이상을 한 회사는 146개로 집계됐으며, 금액 규모는 2조6000억위안이다. 5일 CSI500지수는 4460.26으로 최근 1년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CSI1000지수도 4293.07로 동기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6일 기준 스노우볼 펀드 대부분이 처분된 것으로 예측된다.
스노우볼 펀드로 인한 리스크는 해제되는 중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증시부양책이 맞물려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 패턴에 진입했다는 의견이 분석이. 8일 CSI300지수는 3364.93으로 최저점 대비 5.83% 상승했다. '중국 증시, 급락 후 반등패턴 보였지만'...증시부양책 효과는?스노우볼 펀드로 인한 리스크는 해제되는 중으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증시부양책이 맞물려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 패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CSI300지수는 3364.93으로 최저점 대비 5.83% 상승했다.
중국 최대의 국가자산 관리기관인 중앙후이진공사(중앙회금공사)는 6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주식매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주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공공자금·사모펀드·증권사·연기금·보험사 등의 시장진입을 강화하고 상장사의 자사주매입확대를 독려할 방침이다. 앞서 중앙회금공사는 2008년 9월·2009년 10월·2011년 10월·2012년 10월·2013년 6월 총 차례 증시부양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중국 당국은 증권 감독 수장을 바꿨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의하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와 국무원은 실적부진에 이후이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 겸 당서기를 내쫓았다.그리고 그 자리에 우칭 전 상하이시 당 부서기를 앉혔다. 증감회는 증권 발행과 시장에 대해 관리감독하는 국무원 직속 장관급 기관이다.
1월 23일 중국정부는 증시부양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428조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약 372조원은 '증시안정화기금'에 쓰인다. 나머지 약 55조8200억원으로는 '국가대표 펀드'를 만든다. 중국증권금융공사와 중국후이진투자공사가 펀드 조성 및 주식 매입에 나선다.
1월 29일 중국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공매도를 위해 주로 이용하는 주식 대여를 제한했다. 공매도에 의한 주가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때, 주식대여란 주식을 가진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빌려주고 대여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와 상하인증권거새로는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은 합의된 금지 기간 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3월 18일부터 주식 리파이낸싱 시장에서도 일부 주식대여를 금지할 방침이다.
중국 당국은 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 포인트 인하했다.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7조원)을 공급한다. 중국인민은행도 2022년 4월·12월, 작년 3월·9월에 0.25%p씩 인하한 바 있다.
6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춘제(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증시 급락 문제를 직접 보고 받았다.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정책을 직접 지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직접적인 증시 개석책이 나올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이날 CSI300지수는 3185.25에서 급등해 3312.19로 마감했다.
역대 중국 주식시장은 급락 후 반등세를 타는 패턴을 보였다. 중국 경제금융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2005년, 2012년, 2022년의 주가 추이는 위와 같다. 다만, 반등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BUP의 린다 람 북아시아 증시 자문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