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빠지면 다시 심을 수 있을까? [김현종의 백세건치]


우리 주위에 가장 많이 생기는 질병은 흔히 감기라고들 많이 알고 있다. 그런데 사실 그것보다 더 많이 병원을 찾는 질병이 바로 잇몸질환, 잇몸병이라 불리는 ‘치주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를 찾은 환자는 1637만2879명으로 몸이 불편해서 찾은 외래 진료 환자 중 1등으로 가장 많았다. 이렇게 잇몸병이 생긴 후 심해지면 치아가 빠지게 된다. 비슷한 이유로 어렵게 심은 임플란트 역시 빠질 수 있다. 그럼 이렇게 빠진 임플란트를 다시 심을 수는 있을까.

정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문제가 생겨서 제거한 임플란트는 다시 심을 수 있다. 잇몸뼈가 부족한 경우에는 잇몸뼈 이식, 잇몸이 부족하다면 잇몸 이식을 통하여 수술하기 전 상태로 돌려놓고 다시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는 아주 쉽게 5~10분 정도 만에 수술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반면 잇몸뼈와 잇몸이 부족한 경우에는 1년 가까이 뼈와 잇몸을 만들어 가면서 임플란트 치아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치과 치료의 원칙은 자연치아를 최대한 발치하지 않고 아껴 쓰는 것이다. 임플란트 역시 어쩔 수 없이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어느 경우에 제거를 해야 할까. 임플란트 주위 잇몸뼈에 염증이 생겨 심하게 녹은 경우다. 임플란트 주위염은 임플란트를 심은 사람들 중에 약 16~58%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심어진 임플란트 뿌리 길이의 절반 이상이 녹아서 임플란트가 겨우 기능하고 있다면 이 경우에는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다시 심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연구자들이 많다. 즉 10mm 길이의 임플란트를 잇몸뼈에 심었는데 시간이 지나 10mm 중에 5mm만 잇몸뼈와 붙어 있고 잇몸 위쪽으로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제거하고 다시 심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절반 또는 3분의 2까지 잇몸뼈가 녹아도 흔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플란트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생기며 이 부분이 붓고 아프고 냄새가 나며, 저녁에 잘 때 피가 고이는 등 다양한 불편감이 나타난다. 그래서 많이 흔들리지 않아도 임플란트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임플란트와 잇몸 뼈가 붙어 있는 경우에는 기구를 써서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임플란트를 다시 심어서 고정할 수 있는 정도의 잇몸뼈가 있다면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다시 조금 더 두꺼운 임플란트를 심고 녹은 잇몸뼈만큼의 인공뼈 이식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잇몸뼈를 이식한 경우에는 잇몸뼈가 위에서 아래로 녹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잇몸뼈가 잘 생기도록 콜라겐 차폐막으로 덮어서 잇몸뼈가 잘 자라 나올 수 있도록 골유도 재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염증이 심해서 남아 있는 잇몸뼈가 적거나 신경이 가까운 경우 등 임플란트의 고정이 쉽지 않으면 잇몸뼈만 먼저 만들게 되는데 대부분 인공뼈와 콜라겐 차폐막을 같이 써서 녹아내린 잇몸뼈만큼 충분히 많은 양의 잇몸뼈를 다시 만들게 된다. 통상적으로 3~4개월 정도 기다리면 단단한 잇몸뼈가 된다. 잇몸뼈가 생기면 어렵지 않게 임플란트를 다시 심을 수 있다. 다만 임플란트가 빠진 자리에 주위 골이 움푹 파인 우물 형태라면 2~3개월 만에 다시 뼈가 차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골 이식 없이 단순히 잇몸뼈의 치유력으로만 기다려서 임플란트를 다시 심을 수도 있다.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나서의 과정은 처음 임플란트를 식립한 경우와 거의 같다. 2~4개월 정도 기다려서 잇몸 밖으로 나오는 기둥을 연결하고 임플란트와 치아 본을 뜨거나 스캔을 해서 치아를 만들어 나사로 연결한다. 만일 염증 때문에 단단한 잇몸이 부족한 경우에는 임플란트 주위에 잇몸 이식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입천장 부위의 단단한 잇몸을 얻어서 잇몸이 부족한 부위에 잇몸 이식술을 시행하면 장기적으로 임플란트가 안정된다. 사람의 몸은 기계와 달리 치유라는 과정이 있어 좋은 계획하에 잘 치료하면 문제가 있는 임플란트 역시 잘 쓸 수 있으니 좀 더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상담하시기를 추천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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