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문턱 넘었다…'메가캐리어' 탄생 임박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있는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임박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이하 EU)는 13일(현지 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2021년 1월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EU와 기업결합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하고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여객과 화물 사업의 경쟁 제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시정조치안을 지난해 11월 2일 EU에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과 시장 평가 등을 거쳐 승인이 이뤄졌다.

EU의 이번 결정은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객 부문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받아 실제 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조건이다.

화물사업 부문 인수 후보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EU의 승인에 따라 이달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오는 10월 전까지 매각 준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적용한 EU의 문턱까지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경쟁당국에서 승인을 완료했다.

최대 고비인 EU의 허들을 넘었지만 미국 경쟁당국도 여러가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해 온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노선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해 결합에 반대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 단숨에 매출 20조원, 항공기 200대 이상의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더라도 항공화물 부문의 입지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