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를 중심으로 건강을 중시한 식음료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제로덴티티(Zero+Identity)'를 강조한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제로덴티티’는 오리지널 제품의 맛과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당류와 칼로리를 제로로 낮추는 것을 뜻한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마켓링크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924억원에서 2022년 3683억원으로 2년 만에 4배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9월 배달의민족이 발표한 '배민트렌드2023 가을·겨울편'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 제로 음료의 주문수가 전년 대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어, 가벼운 칼로리로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제로 식음료 시장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5월, 로우스펙 식음료를 선호하는 2030세대를 겨냥해 ‘미에로화이바 스파클링 제로’를 출시했고, 그 후 5개월만에 100만병 판매를 달성했다. 기존 미에로화이바의 맛에 탄산을 더하고, 제로슈거에 오리지널 제품과 같이 9,000mg의 식이섬유를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코카-콜라는 제로덴티티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가장 최근에는 제로 칼로리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환타 제로 오렌지향’을 지난 1월 출시했다.
주종과 도수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하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를 겨냥한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칼로리 토닉워터도 돋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탄산수 브랜드 트레비의 강한 탄산감과 정통 토닉워터의 핵심인 퀴닌향을 첨가한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트레비 토닉워터'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오리지널 제품의 풍미는 유지하고 당, 카페인, 유당 등을 제거한 제로 콘셉트의 제품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제로 식음료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올해도 관련 제품 출시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