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동성결혼도 허용해야죠” 요즘 10대들, 결혼관이 달라졌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설문조사 발표
청소년 29.5%만이 ‘결혼 반드시 해야한다’
동거·국제결혼 80% 이상 찬성



시대가 변하면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점점 변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3명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또 이들 중 60%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절반 이상이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4일 '2023 청소년 가치관 조사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5~7월 전국 초·중·고교생 7718명(남학생 3983명·여학생 373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중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29.5%에 그쳤다. 2012년 73.2%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숫자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19.8%에 그쳤지만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는 60.6%가 동의했다. 청소년들 대다수는 결혼과 출산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와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각각 81.3%, 91.4%였다.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도 52.0%였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가치관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며 "가족·출산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혼 동거나 동성결혼 등에 대해 과반이 동의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범위를 재설정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며 "차별 없는 출산·양육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 유럽처럼 모든 가족에게 평등한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보편적인 가족정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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