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틱톡 게시글에서 시작된 ‘Legginglegs(레깅스 레그)’ 유행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특히 10~20대 여성을 중심으로 트렌드에 참여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자신의 ‘레깅스 레그’를 인증하는 챌린지까지 생겨났다.
‘레깅스 레그’란, 몸에 붙는 레깅스를 착용한 후 두 발을 모으고 섰을 때 허벅지가 붙지 않고 간격이 생기는 모습을 뜻한다. 즉, 마른 몸을 이상적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인증하는 것이다.
이 유행은 이미 2012년대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Tumblr(텀블러)와 같은 인기 플랫폼에서 ‘허벅지 간격’이 모든 여성의 이상적인 몸매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허벅지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 열풍이 불기도 했다. 매체들은 당시 유행이 마른 몸을 가진 모델들이 다수 출연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한 여성이 틱톡에 ‘완벽한 레깅스 다리’에 대한 반응을 촬영한 영상을 틱톡에 게시했고, 해당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며 다시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틱톡에는 레깅스 레그가 무엇인지 설명하거나, 자신의 레깅스 레그를 인증한 수많은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영상들은 레깅스를 입거나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마른 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트렌드에 반대하는 일부 사용자들이 레깅스 레그 유행을 질타하고, 레깅스를 입기에 완벽한 다리는 없다며 잘못된 인식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원본 영상 상당수가 삭제됐지만 여전히 관련 새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상황이다.
미국 섭식 장애 연합(National Alliance for Eating Disorders)은 ‘허벅지 간격’ 트렌드가 건강을 희생시키는 신체 기준을 강요하는 것이며, 자칫 젊은 층의 섭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틱톡을 통해 이 유행을 접하고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건강 전문가들은 체중이 아닌 뼈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구 대부분의 신체가 두 발을 모으고 섰을 때 허벅지 간격이 생기는 것이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틱톡은 레깅스 레그(#legginglegs) 해시태그를 차단하고, 검색 결과를 섭식 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화면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leggings legs, leggings leg 등 비슷한 키워드가 꾸준히 생성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차단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