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유지 가능했던 ‘의사면허’...재발급 어렵게 손본다

정부, ‘불가역적인 면허 취소 조치’ 시행 검토
재교부 심사 기준도 높일 예정




정부가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면허 정지 작업에 착수하면서 의사 자격을 박탈하는 ‘면허 취소’ 조치가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 까다롭지 않았던 의사 면허 재교부 기준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5일부터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첫걸음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의대 증원에 대해 그 어느때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의료계 역시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대다수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채 ‘의대 증원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의사들,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의사들이 물러서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사실상 의사면허를 박탈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의사면허는 한 번 취득하면 평생 유지가 가능하다.

과거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를 돌이켜보자. 집단폐업과 휴업을 주도한 김재정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2006년 의사면허가 취소됐다. 그러나 그는 2009년 의사면허를 재취득해냈다.

이 외에도 한국에서 의사들이 면허를 박탈당하거나 처벌을 받은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정부는 이같은 배경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불가역적인 면허 취소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부는 현재 한 번 취소된 면허 재교부 과정을 까다롭게 만드는 방안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뚜렷한 재교부 기준이 없었다. 이로 인해 2019년까지만 해도 재교부 비율이 100%에 달했다. 앞으로는 확실한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획이다. 현행법은 의사면허 재교부 권한이 복지부 장관에게 있다고 규정한다.

면허가 한 번 취소된 의료인은 취소 사유에 따라 적게는 1년, 길게는 10년간 재교부 신청이 불가능하다.

만약 이번에 면허가 취소된 전공의 등 의사가 재교부를 신청할 경우 ‘집단행동으로 인한 면허 취소’가 사유라면, 재교부 심사를 훨씬 까다롭게 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방침이다.

선처 없는 처벌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부분에 있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현행법상 의사면허는 1심에서 집행유예 포함 금고 이상 형을 받았을 경우 취소할 수 있다. 면허정지 처분을 3번 받은 의사의 면허도 취소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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