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치솟는데 월급은 꼴랑 200만원”...위기의 9급 공무원
입력 2024-03-24 09:01:44
수정 2024-03-24 09:01:44
올해 9급 공채 시험 경쟁률 32년 만에 최저
응시자 4명 중 1명 시험에 불참
낮은 연봉, 악성 민원 등으로 갈수록 인기 추락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치러진 필기시험장에는 응시자 4명 중 1명이 시험에 불참했다.
24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전날 전국에서 진행된 9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의 경우 응시 대상자 10만3446명 중 7만8422명(75.8%)이 응시했다. 2023년 응시율은 78.5%, 2022년엔 77.1%였다.
이로써 올해 경쟁률은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9급 공채는 4749명을 선발한다. 경쟁률은 지원자 기준 21.8대 1이다. 최근 5년간 9급 공무원 경쟁률을 보면 2020년 37.2대 1, 2021년 35.0대 1, 2022년 29.2대1, 2023년 22.8대1이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9급 공채 경쟁률이 20대 1 아래로 떨어지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처럼 9급 공무원의 인기가 추락한 것은 낮은 임금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2년 기준으로 보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수준’은 83.1%다. 2000년부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다.
월급 인상률도 낮아 지난해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9급 일반직 공무원 1호봉은 18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반면 업무 강도는 더 세지고 있다.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충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청 소속의 한 9급 공무원이 “업무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고층을 가족들에게 토로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도 민원인에게 신상까지 공개된 경기도 김포시청 소속 9급 공무원이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무원 악성민원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악성민원 희생자 추모 다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