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개발자로 유명한 데미스 허사비스가 인공지능이 마치 ‘암호화폐’ 같은 존재가 됐다고 발언했다. 31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데미스 허사비스는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AI에 쏟아지며 가상자산에서 발생했던 과대광고 및 사기를 우려했다.
그는 “(AI에 쏟아 부은 자금의) 그 중 일부는 이제 AI로 흘러들어갔는데, 내 생각엔 조금 불행한 일이다. 과학과 연구를 흐리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어떤 면에선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과장됐다며, AI와 관련해 현실 수준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AI에 대한 많은 과장광고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마도 과학적 발견의 새로운 황금시대, 새로운 르네상스의 시작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허사비스는 한국과 프랑스의 후속 정상회담과 영국과 미국의 AI 안전 연구소 설립 등 AI와 관련된 국제적 대화를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그는 “저는 이것이 중요한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고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기에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는 세상에 나와 투자자들의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시장 분석업체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그룹은 지난해 2500건의 AI 스타트업 주식에 총 425억달러(약 57조원)를 투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등 AI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로 투자자금이 몰렸다. FT 보도에 의하면 해당 기업들은 약 5년만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가장 큰 1분기 실적을 달성하게끔 이끌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은 이미 AI 관련 허위 주장을 하는 기업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미국 증건거래위원회 의장 게리 겐슬러는 “그린워시(greenwash)도, AI워시(AI wash)도 안된다”고 말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