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대학 대신 용접 배우러 간다


대학 입학 대신 용접이나 배관, 차량 보수 등 기술직을 택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사이에 부담이 커진 학비 대비 졸업장 가치는 낮아졌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데 따른 결과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 시각) 'Z세대는 어떻게 '공구 벨트' 세대가 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현상을 다뤘다. WSJ에 따르면 미국 내 대학 진학 대신 기술직으로 진출하는 젊은 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내 직업훈련학교에 등록한 학생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2018년 교육 분야 비영리 단체 미국학생정보센터(NSC)가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이래 최고치다. 같은 기간 건설 기술 전공 학생과 차량 유지 보수 등 업무를 배운 학생은 각각 23%, 7% 늘었다.

지난 20년간 미국 대학 등록금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 비해 대학 학위가 그만한 효용 가치가 없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대학 교육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가 점점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론조사 업체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 학위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1%로, 10년 전(74%)에 비해 30%P 이상 하락했다. 특히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18~34세 젊은 층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Z세대의 45%는 ‘고등학교 졸업장으로도 안정적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용접이나 배관 등 업무가 높은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며 기술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직 신규 직원의 임금은 전년 대비 5.1% 오른 4만 8천89달러(약 6천500만 원)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서비스 분야 종사자 임금 인상률은 2.7%로 3만 9천520달러(약 5천300만 원)에 그쳤다.

급여 분석업체 ADP는 건설직 신입사원의 연봉 중간값이 회계사, 정보기술(IT) 유지보수 업계 수준을 이미 4년 전에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주의 한 고등학교의 학생 상담자 스티브 슈나이더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4년제 대학이 최고의 기준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학생들이 다른 길의 가능성을 알게 하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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