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취향 저격…‘LG표’ 공대생 전용 취업박람회 가보니 [르포]

[비즈니스 포커스]

임나영 인턴기자가 4월 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AI 포토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임나영 인턴기자


지난 4월 4일 찾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는 직장인들이 아닌 검정색 후드티를 입은 공대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LG가 12년째 열고 있는 ‘LG 테크 콘퍼런스’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총집결한 것이다.

LG 테크 콘퍼런스는 LG그룹 미래 기술을 알리는 ‘테크 축제의 장’이자 우수 R&D 인재 유치를 위한 ‘LG표 취업박람회’다. 넓은 연구단지 공간을 활용해 기술 강의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포토카드’, 인생네컷 형식의 ‘텍콘 네컷’ 체험 부스까지 풍성한 즐길거리도 마련했다.

올해는 권봉석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해 Z세대 이공계 석박사 유치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심과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GMC 허머 EV, 포르쉐 타이칸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임나영 인턴기자


Z세대 취향 저격한 체험부스 다수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 즐겨

LG사이언스파크는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8개 계열사가 모인 R&D 단지다. LG는 넓은 사옥 부지의 장점을 활용해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 강의와 기술 발표회 사이에 다양한 체험 공간을 꾸몄다. 외부 공간에 전시된 전기차 포르쉐 타이칸과 GM 허머 EV에는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다.

참가자들은 직접 차량에 탑승해보고 인증사진을 찍으며 전기차를 체험했다. ISC동에 마련된 AI 포토카드, 텍콘 네컷 부스에는 체험 인파가 몰려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4월 4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LG화학은 '렛제로 키링 만들기' 부스를 운영했다. 플라스틱 블럭은 LG 계열사에서 만들어진 폐 가전, 화장품 용기 등을 재활용한 것이다. 사진=임나영 인턴기자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한 ‘렛제로(LETZero)’ 존을 꾸린 LG화학의 부스도 인기였다.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든 블록을 활용해 참가자가 직접 자신만의 키링을 만들고 기념품으로 남길 수 있게 했다.

녹색 텍콘(테크 콘퍼런스) 블록과 자신의 전공 분야 블록을 각각 연결해 검정 노끈으로 매듭지으면 완성이다.

부스 관계자는 “바이오 계열 학생들이 많이 와서 바이오를 상징하는 연두색 블록이 금방 동났다”고 귀띔했다. 대학교 과방 콘셉트로 구현한 휴식공간인 ‘텍콘 과방’에선 LG생활건강의 미니 타투 프린트기 ‘임프린투(IMPRINTU)’ 체험 부스에 인파가 몰렸다.


LG 테크 콘퍼런스 일정표. 사진=임나영 인턴기자


‘참여’에 방점 둔 프로그램 구성
행사장 곳곳서 ‘물어보고 답하며’ 비전 공유

이날 세미나홀과 콘퍼런스룸은 참가자들을 위한 강의실로 변신했다. LG유플러스는 ‘생성형 AI 기반 영상콘텐츠 제작 및 활용사례’ 강의에서 청년을 위한 ‘유스(youth) 요금제’ 광고 제작에 자사 AI 브랜드인 ‘익시(IXI)’를 접목한 사례를 발표하며 생성형 AI 등장 이후 사업 방향성과 비전을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학생들은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바쁘게 메모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직원들이 나서 참가자들에게 LG가 쌓아온 기술 혁신과 비전을 직접 설명하는 세션도 이어졌다. LG유플러스 클라우드 관계자는 “IPTV 등 LG유플러스에서 제공하는 모든 사업의 기반은 클라우드상에서 구동이 된다”며 “고객이 빠르고 안전하게 우리 서비스를 활용하는 기반이 되는 작업인 만큼 이공계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LG 계열사 직원들과 참가자가 질의응답하는 '포스터세션' 입구. 사진=임나영 인턴기자



LG는 지난해 참석자들 의견을 반영해 올해 테크 콘퍼런스 강의를 20분에서 40분으로 늘렸다. 일방적 강의 형태에서 끝내지 않고 자신의 연구 주제와 성과를 소개하고 임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직접 채용에 나서는 LG 계열사들의 CTO·연구전문위원 중심으로 테크 콘퍼런스를 꾸려 실질적이고 밀접하게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했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인력 구조를 고민하고 미래 사업가 육성을 위한 각 계열사의 인재 확보를 적극 지원하는 역할에 무게중심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곡=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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