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억만장자의 우주산업 도전장…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입력 2024-04-21 06:05:02
수정 2024-04-21 06:05:02
‘세기의 이혼’으로 평판 치명타
사적·공적 부정 이슈 해결이 관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약 2073억 달러의 재산으로 블룸버그 부자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매일 밤 설거지를 하며, 이를 자신의 가장 섹시한 일로 자부한다고 밝힌 바 있는 베이조스는 최근 아마존 주식 40억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주식 매도가 자신이 설립한 민간우주기업 블루오리진과 개인 생활에 자금을 할당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손을 잡고 AI를 모든 조직에 접목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기존 투자금을 합쳐 총 40억 달러가 투입되는데, 최근 AI를 중심으로 빅테크 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1994년 아마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규모 외부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불륜으로 인해 얼룩진 개인사부터 우주산업을 향한 포부 그리고 명품 로고가 드러나는 ‘시끄러운 럭셔리(loud luxury)’ 스타일을 즐기는 사치스러운 연인으로 인해 기존의 이미지에서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의 이미지 브랜딩을 ABC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A(Appearance)
에너지 넘치는 역동적인 스타일 변화
최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빈 만찬에 검은색 턱시도와 나비넥타이를 착용한 제프 베이조스와 몸매 실루엣이 드러나는 레드컬러 드레스를 입은 연인 로렌 산체스의 패션이 화제가 됐다.
특히 오프 숄더 코르셋 스타일의 산체스의 드레스는 너무 노출이 심해서 백악관의 의례를 어기는 것으로 비판여론이 적지 않다.
주말에는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함께 목격됐다. 한 보도에 따르면 이때 베이조스는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에 청재킷을 입고, 산체스는 흰색 홀터톱과 연청바지를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이 페스티벌에서 베이조스는 앞면에 나비가 있는 하늘색 긴소매 버튼업 셔츠와 타이트한 스키니진에 화이트 스니커즈 차림이었다.
기존의 베이조스는 신체적 외모보다는 그의 영향력과 비전에 집중되는 편이었다. 그의 외모는 주로 현란한 옷차림보다는 간소하고 전문적인 스타일을 취하며, 안목 있는 비즈니스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보수적이고 정적인 기존의 이미지가 화려한 스타일의 새로운 연인을 만난 후 활력을 장착한 동적인 분위기로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약혼자 로렌 산체스는 베이조스의 이미지와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녀의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은 베이조스의 패션 또한 변화시켰으며, 자선 활동 부분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산체스의 독특한 에너지와 유머 감각은 베이조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그들의 관계는 베이조스를 보다 다채롭고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B(Behavior)
사생활은 개방적, 기업 성장은 혁신적
2019년 1월 베이조스의 아내 매켄지 스콧의 25년 차 결혼 생활이 이혼 소식으로 전해졌었다. 베이조스의 외도가 이혼의 원인으로 지적되며, 그는 평판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후 베이조스는 지난해 아마존 주식 약 2억4000만 달러 상당을 기부하는 등 이미지 회복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최근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서 베이조스는 약혼자 산체스와 함께 개방적이고 즐거운 태도를 보여줬다. VIP 섹션에서 라나 델 레이의 공연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유쾌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는 그가 즐기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래퍼 배드 버니의 공연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약혼자와 주로 손을 잡거나 그녀의 옷을 들어주는 등 애정표현에 거침이 없다.
그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2025년 무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베이조스의 태도는 업무적인 측면에서 결단력 있고 대담하며 냉철한 면이 강조된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혁신에 대한 열정과 믿음을 보여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주력한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 없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끊임없이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고 분석된다.
C(Communication)
‘트럼프를 우주로 보내자’고 일침
베이조스가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일들을 좇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그가 우주산업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강조한 것으로 이 발언을 통해 우주탐사와 우주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분석된다.
또한 이 발언은 블루오리진과 관련해 우주탐사에 대한 그의 열정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조스는 과거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블루오리진의 로켓에 트럼프를 위한 좌석을 마련해놨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우주로 보내자는 의미의 ‘#SendDonaldtoSpace’ 해시태그를 덧붙이기 했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하자’ 등 도를 넘어선 황당 발언을 했던 트럼프에 대해 베이조스가 일침을 가한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가 베이조스를 먼저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베이조스의 청각적인 이미지인 목소리와 스피치 스타일은 주로 침착하고 강인하며 분석적인 편이다. 그는 공식 스피치에서 스토리를 포함하면서도 논리적이고 명쾌한 표현을 사용한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며,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을 둔 주장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그는 리더십과 결단력을 보여주고 대중에게 신뢰를 준다고 분석된다.
독점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아마존닷컴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반독점면제(ATI)’ 승인을 활용함으로써 독점적인 행위에 대한 규제를 피하고 사업을 계속 확장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ATI 승인을 받을 경우 다른 경쟁업체의 독점에 따른 법적 제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조스가 고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젤 프로젝트’도 유명한데 그는 치타처럼 연약하고 병든 가젤부터 사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 베이조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직원들에게 산업을 지배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의 이미지 브랜딩 평판은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최근 우주산업에 혁명을 일으키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의 우주탐사 프로젝트가 아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의 경쟁에서 역부족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혼과 관련된 소식, 개인적인 부와 관련된 논란들은 그의 평판에 일정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베이조스의 리더십 아래 혁신적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그의 이미지 브랜딩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되는 가운데 베이조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