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다시 생각" 한화 청원에 "美 양면형 태양광 패널 관세 부과 검토"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주 달튼공장. 사진=한화큐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 수입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도 관세를 부과해달라는 한화큐셀의 요청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2월 23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폐지해달라고 공식 청원한 한화큐셀의 요청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양면형 태양광에 대한 관세 면제를 언제 폐지할지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화큐셀은 청원에서 태양광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덕분에 시작한 대미 투자를 계속하려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화큐셀은 "양면형 모듈의 수입 급증에 따른 부정적인 시장 여건이 몇몇 기업으로 하여금 대미 투자 계획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면형 태양광은 패널의 양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은 수입 태양광 패널에 14.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대형 전력 사업에 자주 사용되는 양면형 패널은 예외다.

태양광을 구매해 설치하는 사업자들은 비용을 줄이려고 관세 면제를 로비해왔지만, 한화큐셀처럼 미국에서 태양광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관세를 원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한화큐셀의 요청은 값싼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에 맞서 25억 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확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25억 달러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밸류체인 구축 프로젝트인 '솔라 허브'를 추진하고 있다.

이 청원에는 퍼스트 솔라와 수니바 등 미국에 공장이 있는 7개 태양광 제조사가 지지를 표명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둔 존 오소프·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도 양면형 태양광에 대한 관세 면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19년 6월 미국 내 생산능력 부족을 이유로 양면형 모듈 등 특정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면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20년 10월 대통령 포고문을 통해 잠시 면제 조치를 취소했으나 2021년 11월 미국 CIT(국제무역법원)에 의해 다시 복원됐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2022년 2월 세이프가드 조치를 4년 연장하며 양면형 모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모듈의 98%는 양면형이다.

지난해 기준 한화솔루션의 양면형 모듈 비중은 50%로 추정되며 전량 유틸리티향이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관세 부과를 재개할 경우 관세가 매겨진 중국산 모듈이 ASP 하단을 지지해주기 때문에 미국 내 모듈 판가 하방 경직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동시에 현지 생산 모듈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