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멕시코 보안 시장… '중국 회사 1·2위'
한국 업체들, 시장 점유 확대 위해 적극 나서
멕시코에서 고질적인 치안 문제로 인해 보안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한국과 중국의 보안제품 및 관련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최대 박람회장인 시티바나멕스 센터에서 ‘2024 멕시코 보안 엑스포’가 열렸다. 이 행사는 16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미국(라스베이거스·뉴욕)을 제외한 미주 대륙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보안 관련 전시회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한 해당 행사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인도, 스웨덴 등 20여개국 419개 업체가 참여했다. 폐쇄회로(CCTV), 사이버 보안장비, 출입 통제 시스템, 개인보호 안전 장비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이는 중이다. 총기류와 무인비행장치(드론), 방탄의류, 방탄차량 등도 전시됐다.
또 기업체 관계자·일반인·군인·경찰관·사설 경비업체 요원 등이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로 무장한 각종 제품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관련 업체들은 사흘간 2만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방문객을 맞아 자신들의 혁신 제품들을 소개했다.
한국에선 한화비전을 포함한 2~3개 회사가 부스를 마련했다. 멕시코 보안산업 업계 5위권 안으로 손꼽히는 한화비전의 변상태 멕시코 법인장은 “4~5개의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갖춘 AI 기반 멀티센서 카메라가 멕시코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보안 카메라 설치 확대에 나선 멕시코 여러 주 정부와 기업에서 한국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멕시코 내 직접 투자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 시스템에 예산 편성을 확대하고 있다. 니어쇼링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니어쇼링은 기업이 생산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접한 국가에 업무를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멕시코 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멕시코 보안 산업 규모는 2022년 58억 페소(약 4640억원)에서 지난해 63억 페소(약 5000억원)로 증가했다. 올해엔 70억 페소(약 56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현재 멕시코 보안 시장 점유율은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가 1·2위(합계 약 23%)를 차지했다. 이어 델 테크놀로지스(미국)와 클라우드 보안업체 액시스 시큐리티(스웨덴)가 한화비전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다만 두 업체의 경우 주력 제품이 한국·중국 업체와는 특징이 다르다.
한국 업체들은 글로벌 기업과 각 지방정부를 상대로 판매 촉진에 나서 점유율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미국계 업체 위주로 점차 영향력을 높이는 중이다. 미국계 업체의 경우 국방수권법에 따라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제품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탓이다.
변상태 법인장은 “월마트 같은 경우 이미 우리 제품을 사용 중이고, 테슬라를 비롯해 멕시코 투자를 확정한 기업들을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있다”며 “멕시코에서 한국 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는 만큼, 수년 내 3위까지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