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된 지하철 ‘천 원 빵집’


식품 물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천 원 빵집’이 인기를 얻고 있다.

‘천 원 빵집’은 이름 그대로 매장 내 모든 빵을 1,000원에 판매하는 제과점이다. 주로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보루빵·단팥빵과 같은 기본 빵부터, 피자빵·카스텔라·모카번 등 비교적 고급으로 분류되는 빵까지 취급 품목도 다양하다.

부담 없는 가격에 간식이나 한 끼 식사로 천 원짜리 빵을 선택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 직장인들 출퇴근길과 대학생들 등하굣길이 맞물리는 시간대에는 빵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천 원 빵집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새롭게 나타난 곳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곳으로,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젊은 층의 발길이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향하며 해당 빵집에 대한 열기는 빠르게 식어갔다.

그리고 최근 경기 침체에 고물가 상황이 겹치며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다시 천 원 빵집을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에 따르면 네이버 통합 검색에서 ‘천원빵’을 검색한 횟수는 최근 한 달(3월26일~4월24일) 기준 1만 4,3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달 보다 무려 663.15% 증가한 수치다. ‘지하철 천원빵’ 검색량 역시 지난달보다 288.45% 늘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천원빵’ 키워드의 검색량은 지난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후 가속도가 붙어 3월 말 검색량은 지난해 9월 이전 대비 100배 이상 뛰었다.

기존 빵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오래된 빵을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업계는 당일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매장 내에서 직접 빵을 만들거나, 공장에서 당일 만든 빵을 새벽에 구매해 오는 방식이다.

천원 빵집은 보통 단기 임대를 통해 임시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보증금 없이 비교적 저렴한 월세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저렴한 가격으로 많이 판매해 이윤을 내는 박리다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품 가격을 천 원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식품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표 서민 음식으로 꼽히던 김밥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김밥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5.90(2020=100)으로 전년 대비 8.6% 상승하며 피자(11.2%), 햄버거(9.8%)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식료품·음료 등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인 분식을 포함한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천원 빵집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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