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마저 무너졌다...‘저출생 쇼크’, 한국 스포츠의 예고된 몰락

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 실패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 올림픽 출전
출생률 급갑하며 뛰어난 선수 나올 확률도 낮아져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실망하는 모습.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했다. 1988년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패배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남자 축구가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4강에 올라야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결국 실패하며 축구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기록도 깨지게 됐다.

27일 체육업계 등에 따르면 축구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 실패로 파리 올림픽에 참여하는 한국 선수단은 약 15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선수단 규모가 약 50명이었는데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직전 대회였던 2021년 도쿄에는 선수 232명,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는 204명의 선수가 출전한 바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구기종목에서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믿었던 축구마저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한국은 파리에 주요 남녀 단체 구기 종목 14개 중 여자 핸드볼만 올림픽에 보내게 됐다. 인원 수가 많은 구기 종목 몰락으로 선수단 규모 역시 200명 아래로 떨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열리는 단체 구기 종목은 축구와 농구, 배구, 하키, 핸드볼, 럭비, 수구 등이 있는데 유일하게 여자 핸드볼만 올림픽에 출전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한국 구기 종목의 몰락에 저출생 여파가 한몫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구기 종목 선수를 하려는 이들도 자연히 크게 줄면서 뛰어난 선수가 나올 수 있는 확률도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일부 비인기 구기 종목은 심각한 선수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구, 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의 경우 선수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주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기량이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