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냐 3월 우기 시작한 이후 극심한 폭우
수도 나이로비 등 홍수 발생…이재민 20만 여명 발생
케냐에서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에 따른 폭우와 홍수로 3월 이후 최소 169명이 숨지고 91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일간지 더내셔널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 내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3월 우기가 시작한 이래 극심한 폭우로 수도 나이로비와 서부, 중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나쿠루 마이 마히우 마을 인근의 댐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산사태로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리사에서 4명, 호마만 신도 지역에서 4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총 91명이 실종된 상태"라며 "마이 마히우 지역 실종자가 53명으로 대부분이며 가리사에서도 16명의 실종자가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케냐 전국적으로 3만99가구가 피해를 봤고, 19만94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케냐 정부는 전날 산사태가 발생한 나쿠루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구조·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유실된 인프라 복구와 긴급 주택·식량 지원을 위해 33억 케냐 실링(약 337억원)의 긴급 구호 예산을 편성했다.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동부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작년 10월부터 폭우와 홍수가 이어지면서 수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케냐의 남쪽 접경국 탄자니아에서는 올해 최소155명이 사망하고, 5만1천여 가구, 20만명이 피해를 봤다. 부룬디 역시 수개월 동안 이어진 폭우로 약 9만6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10∼12월에는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300명 이상 숨졌다.
과학자들은 평균 2∼7년 주기로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이 지구 기온을 상승시켜 곳에 따라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엘니뇨는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