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 댓글조작 관행 고발한 스타강사 '삽자루' 별세

사진=강사 '삽자루' 우형철 씨의 페이스북


입시학원의 비리를 폭로하고, 한쪽에선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스포츠 선수를 후원했던 유명 입시강사 '삽자루' 우형철 씨가 별세했다. 향년 59세.

13일 유족 측에 따르면 우씨는 금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유족의 의견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우씨는 지난 2017년 자신이 속해 있던 입시업체 이투스교육(이투스)이 '댓글 알바를 고용해 경쟁 학원이나 강사를 깎아내리는 글을 작성하고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마케팅을 한다'고 폭로했다.

우씨는 입시 학원가의 댓글 조작 관행을 고발하고, 조작에 반대하는 다른 강사들과 '클린인강협의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우씨의 폭로로 수사기관이 수사에 나서 지난 2021년 대법원은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투스 김형중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투스 온라인사업본부장 정모씨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우씨는 박태환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의 후견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이후 후원계약이 끊겨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당시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에게 2년간 10억원을 후원했다. 박 선수와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박태환 선수에게 미안하다'는 이유로 후원을 결정해 화제를 모았다.

84학번인 우씨는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출신으로 EBS를 거쳐 이투스, 비타에듀 등에서 강사 생활을 한 뒤 인터넷 교육회사 SJR기획을 설립했다.

'삽자루'라는 닉네임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명강사로 유명세를 떨쳤으며 그가 열변을 토하는 강의동영상이 온라인에서 종종 눈에 띌만큼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우씨의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신촌 장례식장 17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5일 밤 0시로 예정됐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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