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의 저주...경제 호황이라는데 우울한 미국인들

소비자 심리 지수 4월과 비교해 12.7% 떨어져
미국 소비자들 인플레이션, 고금리, 높은 실업률 등 앞으로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


미국 경제가 지표상으론 호황을 나타내지만 정작 현지 소비자들은 암울함을 느끼고 있다는 미국 현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13일 이를 ‘지표의 저주’라고 표현하며 최근 미시간대학교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를 전했다.

미국 소비자 심리 지수는 △1월 24일 79.0 △2월 24일 76.9 △3월 24일 79.4 △4월 24일 77.2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5월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 5월 10일 기준 예측치는 76.0인데 반해 실제 지수는 67.4로 집계됐다. 4월 확정치와 비교해 12.7% 떨어진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현재생활형편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 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 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표다. 해당 지수로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조앤 수 미시간대 설문 조사 책임자는 소비자 심리지수가 연령·소득·학력 수준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고금리, 높은 실업률 등 경제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성장률과 노동시장은 둔화하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인 4분기 성장률 3.4%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또 미국의 4월 실업률은 3.9%로 전월 실업률이자 시장 예상치던 3.8% 대비 0.1%포인트 높았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고, 주식 시장이 상승하는데도 소비자 심리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이 해석을 쉽사리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지역 책임자는 심리 지수 하락의 원인을 뚜렷하게 규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1월 대선, 중동 긴장 갈등, 미국 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확산과 같은 비경제적 요인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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