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4 환율 전쟁]
작년 하반기만 해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상승하면서 금융 시장에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올초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해 2024년에만 최대 7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채권 투자에 나섰다. Fed가 곧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는 만큼 시장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파티는 짧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둔화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달리 반등했으며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Fed 위원들도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부 Fed 위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Fed가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히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시장 금리의 상승세는 멈췄다. 상승세만 멈췄을 뿐 하락세로 돌아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어떤 지표를 보고 움직여야 하나.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 채권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질문들에 답했다.
Q. 무슨 지표를 봐야 할까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Fed는 두 가지 책무(dual mandate)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2%)이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물가가 2%를 하회하면 Fed는 금리를 낮춰 실업률 하락과 적정 물가(2%) 유도에 나선다. 반대로 물가가 2%를 넘어서면 Fed는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낮추려고 한다. 2020년 4월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14.8%까지 상승하자 Fed는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QE)를 도입했다. 팬데믹 이후 풀린 시중의 유동성으로 물가가 상승한 2022년 3월부터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5.5%까지 인상했다.
Fed의 금리인상 이유가 물가안정인 만큼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확인된다면 Fed는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할 것이다.
매월 중순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상반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2~3차례의 물가가 잡히는 것이 확인되면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재차 높아질 것이다.
더욱이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한다면 Fed의 금리인하 시점은 더 빨라질 것이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역사적으로 봐도 낮은 수준이며 실업자 한 명당 일자리가 1.3개로 고용시장은 견고하다. 다만 실업자 한 명당 일자리의 고점이 2022년 3월 2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균형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용시장의 초과 수요가 점차 해소되면서 Fed는 반대로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만약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둔화해 인플레이션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에서 둔화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Q. 무슨 채권을 권할 것인가투자자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 나누어질 것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만기가 2~3년가량 혹은 더 남은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다. 물론 안전자산이라고 손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가 짧으면 같은 금리의 변동폭에 따라 채권 가격의 변동폭은 작다.
더욱이 미국의 기준금리는 5.5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높은 기준금리로 인해 전반적 채권수익률은 높은 가운데 단기 채권의 금리는 장기 채권의 금리보다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더욱이 애플 등과 같은 미국의 우량 기업 채권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기업들의 채권 금리는 미 국채보다 높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면 장기 채권을 매수해야 한다. 지금은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시장금리는 하락할 것이다. 그리고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의 상승폭은 채권의 잔존 만기가 길수록 더 크다. 채권 투자의 본질은 이자 수익이지만 금리는 매일같이 변하며 금리에 따라 채권 가격도 바뀐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최대 만기는 30년이다. 이자 수익보다는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이 주된 목적이라면 잔존 만기가 많이 남은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리스크는 금리인상이다. 잔존 만기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금리가 상승했을 경우 채권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Q. 언제 사야 할 것인가연초에는 채권을 신규로 투자하기보다 잘 팔아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채권의 투자 적기다.
5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시장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9월 FOMC까지 총 4차례의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9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Fed 위원들도 금리인하를 빠르게 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한결같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고 추가 인상을 언급하던 2023년 Fed의 스탠스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Q. 기존 채권 보유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투자자들마다 채권 투자의 시기와 진입한 금리(≒가격)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굳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매도하면서 손실을 확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5월 FOMC에서 Fed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연내 금리인하는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라고 언급한 점은 금리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미국 정부도 더 이상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채권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의 방향이 인상이 아닌 인하이며,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발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채권 가격에 긍정적이다.
유의해야 할 점은 원화의 약세(≒상승)가 Fed의 지연된 금리인하에 영향인 만큼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원화 강세(≒하락)는 미국 채권 투자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미국 주식 투자 수요와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수요로 원화가 이전과 같이 빠르게 1200원대 밑으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아 환 손실이 미국 채권에 대한 수익률을 초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
작년 하반기만 해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상승하면서 금융 시장에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올초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해 2024년에만 최대 7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채권 투자에 나섰다. Fed가 곧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는 만큼 시장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파티는 짧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둔화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달리 반등했으며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Fed 위원들도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부 Fed 위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Fed가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히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시장 금리의 상승세는 멈췄다. 상승세만 멈췄을 뿐 하락세로 돌아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어떤 지표를 보고 움직여야 하나.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 채권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질문들에 답했다.
Q. 무슨 지표를 봐야 할까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Fed는 두 가지 책무(dual mandate)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2%)이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물가가 2%를 하회하면 Fed는 금리를 낮춰 실업률 하락과 적정 물가(2%) 유도에 나선다. 반대로 물가가 2%를 넘어서면 Fed는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낮추려고 한다. 2020년 4월 팬데믹으로 실업률이 14.8%까지 상승하자 Fed는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QE)를 도입했다. 팬데믹 이후 풀린 시중의 유동성으로 물가가 상승한 2022년 3월부터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5.5%까지 인상했다.
Fed의 금리인상 이유가 물가안정인 만큼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확인된다면 Fed는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할 것이다.
매월 중순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상반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2~3차례의 물가가 잡히는 것이 확인되면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재차 높아질 것이다.
더욱이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한다면 Fed의 금리인하 시점은 더 빨라질 것이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역사적으로 봐도 낮은 수준이며 실업자 한 명당 일자리가 1.3개로 고용시장은 견고하다. 다만 실업자 한 명당 일자리의 고점이 2022년 3월 2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균형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용시장의 초과 수요가 점차 해소되면서 Fed는 반대로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만약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둔화해 인플레이션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 매월 첫 번째 금요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에서 둔화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Q. 무슨 채권을 권할 것인가투자자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 나누어질 것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만기가 2~3년가량 혹은 더 남은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다. 물론 안전자산이라고 손실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가 짧으면 같은 금리의 변동폭에 따라 채권 가격의 변동폭은 작다.
더욱이 미국의 기준금리는 5.50%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높은 기준금리로 인해 전반적 채권수익률은 높은 가운데 단기 채권의 금리는 장기 채권의 금리보다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더욱이 애플 등과 같은 미국의 우량 기업 채권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기업들의 채권 금리는 미 국채보다 높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면 장기 채권을 매수해야 한다. 지금은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시장금리는 하락할 것이다. 그리고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의 상승폭은 채권의 잔존 만기가 길수록 더 크다. 채권 투자의 본질은 이자 수익이지만 금리는 매일같이 변하며 금리에 따라 채권 가격도 바뀐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최대 만기는 30년이다. 이자 수익보다는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이 주된 목적이라면 잔존 만기가 많이 남은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리스크는 금리인상이다. 잔존 만기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금리가 상승했을 경우 채권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Q. 언제 사야 할 것인가연초에는 채권을 신규로 투자하기보다 잘 팔아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채권의 투자 적기다.
5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시장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9월 FOMC까지 총 4차례의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 데이터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9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Fed 위원들도 금리인하를 빠르게 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한결같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고 추가 인상을 언급하던 2023년 Fed의 스탠스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Q. 기존 채권 보유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투자자들마다 채권 투자의 시기와 진입한 금리(≒가격)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굳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매도하면서 손실을 확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5월 FOMC에서 Fed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연내 금리인하는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라고 언급한 점은 금리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미국 정부도 더 이상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채권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의 방향이 인상이 아닌 인하이며,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발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채권 가격에 긍정적이다.
유의해야 할 점은 원화의 약세(≒상승)가 Fed의 지연된 금리인하에 영향인 만큼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원화 강세(≒하락)는 미국 채권 투자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미국 주식 투자 수요와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수요로 원화가 이전과 같이 빠르게 1200원대 밑으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아 환 손실이 미국 채권에 대한 수익률을 초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