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석래, '형제의 난' 차남에도 "상속재산 챙겨줘라"

유언장에 "세 아들 화해하길"
그룹 경영권에 영향 없을 듯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형제의 난을 촉발해 의절 상태인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측이 유류분 청구 소송 준비에 나섰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상속재산을 놓고 형제간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별세한 조 명예회장은 작고하기 전인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장에서 조 명예회장은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며 10여년 간 고소 고발로 '형제의 난'을 이어오고 있는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했다.

특히 그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직계비속의 경우 상속재산 몫의 50%)을 상회하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언장은 법률 검토 후 공증까지 마쳤으며, 유언장 작성 사실은 담당 변호사들을 통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등 상속인들에게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주)효성 지분 10.14%를 비롯해 효성티앤씨(9.09%), 효성화학(6.16%), 효성중공업(10.55%), 효성첨단소재(10.32%)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효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가치는 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의 주주구성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 21.42%로 1·2대 주주에 올라있다. 고인의 부인인 송광자 여사는 0.48%를 보유하고 있다.

고인의 지분을 법정상속분대로 나눌 경우 배우자 1.5, 아들 3명이 1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송광자 여사에게 3.38%, 조현준 회장·조현상 부회장·조현문 전 부사장 등 3형제에게 각각 2.5%씩 균등 배분된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주)효성 지분이 법적상속분대로 상속되면 지분율은 조현준 회장 24.19%, 조현상 부회장 23.67%, 조현문 전 사장 2.25%로 바뀌게 된다.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조 명예회장 지분을 상속받더라도 그룹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전망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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