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코스닥 입성 앞둔 첨단금속제조사 에이치브이엠, 시총 1700억원 도전[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고부가가치 첨단금속 제조, 독보적 제조 역량 및 생산 인프라 등 진입장벽 구축
우주 발사체, 항공, 반도체 등 고성장 산업향 공급 및 CAPA 확장 통해 성장

캡션 X / 사진=에이치브이엠

소재는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과거엔 부품 기계에 사용되는 금속 세라믹 고분자 등이 전통적인 소재로 분류됐다. 최근 들어 초경량 소재, 바이오소재, 스마트 신소재 등 고기능성 소재로 진화하고 있다. 소재 산업은 기술집약적 분야로 발전했다.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특수소재 국산화에 나섰다. 다음 달 코스닥 상장에 나서는 에이치브이엠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고순도 합금 제조 기술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우주항공산업 등 전 분야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상장 후 소재·부품·장비 업계의 대장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부터 우주항공까지 전방위 소재 강자
2003년 설립된 에이치브이엠은 첨단금속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금속 제조 전문기업이다. 에이치브이엠은 정체성 확립 및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의 비전을 담아 지난 1월 기존의 ‘한국진공야금’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는 첨단금속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구축했다. 고순도, 고강도, 극한 환경 내구성 등의 까다로운 품질 요건이 요구되는 첨단금속을 제조할 수 있는 고청정 진공용해 기술, 합금화 공정 기술, 금속 특성 제어기술 및 주요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제조한 첨단금속은 우주발사체, 항공용 터빈엔진, 반도체용 고순도 스퍼터링 타겟, 방산 분야의 글로벌 기업에 공급되어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회사는 O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인 부품 FMM(파인 메탈 마스크)의 핵심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에이치브이엠의 FMM 소재가 글로벌 최고 수준에 부합하는 스펙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독점 공급이 이뤄졌던 기존 구도를 탈피하고 에이치브이엠이 FMM 소재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에이치브이엠은 첨단금속 제조 기술력과 더불어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확보했다.
진공 유도용해로(VIM), 진공아크재용해로(VAR), 플라즈마아크용해로(PACHM), 전자빔용해로(EBCHM) 등의 첨단 진공용해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고융점, 고반응성 첨단금속 용해 장비인 플라즈마아크용해로, 전자빔용해로는 회사가 자체 개발한 ‘Cold Hearth’ 기반의 용해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장비다. 또한 단조 및 압연 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3500톤급과 4000톤급 단조프레스, 국내 최초로 설치한 특수·첨단금속 전용 4단 열간압연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회사는 우주발사체, 항공·방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고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가장 큰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는 우주발사체 분야로 에이치브이엠은 해당 소재 개발을 위해 10여 년간 공들여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는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향으로공급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항공·방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성장 산업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 첨단금속을 공급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되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신규 공장 및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며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 역량 확보 및 공정 효율성 제고를 통해 본격적인 고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으로 시가총액 1700억원 도전

이 회사는 민관협력으로 외국 기업들이 독점한 특수합금소재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가 개발한 기술은 ‘진공박막 제조용 고순도 구리, 니켈-크롬 스퍼터링 타겟’이다. 스퍼터링 타겟은 ‘박막증착 소재’라는 뜻이다. 금속 성분을 기화시켜 박막(코팅)시킨 소재다. 스퍼터링은 이온화된 원자를 박막재료에 충돌시켜 박막재료 원자들이 튀어나와 원하는 표면에 붙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온에서 녹는 금속이나 합금을 코팅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축용 단열 유리에 쓰이는 스퍼터링 타겟을 국산화해 KCC, LX하우시스, 한글라스 등 3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스퍼터링 타겟을 국산화하면서 외국산 수입 가격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이 기술은 의료용 티타늄이나 니켈 계열 특수금속 등 고순도 소재 개발에도 필수적이다. 원자력, 항공우주, 의료, 무기 등에 사용하는 특수금속을 국내에서 생산, 각종 부품을 직접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에이치브이엠은 금속을 녹이는 용해 기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진공전기로인 진공유도용해(VIM) 설비에 이어 진공아크재용해(VAR) 설비를 갖췄다. VIM은 진공실에서 전기로를 이용해 특수합금을 만드는 기술이다. 제철소에서 만드는 특수합금과 달리 불순물이 훨씬 적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VAR 설비는 VIM에서 생산된 금속을 진공상태에서 다시 녹이고 굳히면서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 회사는 VAR을 통해 고순도 니켈계 초합금을 생산해 80mm 박격포 소재로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15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6.8%, 영업이익은 211.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가결산 결과 매출액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치브이엠(HVM)은 이번 기술특례 상장으로 240만 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가격은 1만1000원에서 1만4200원으로 상단 기준 공모 예정 금액은 약 341억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11억~1692억원이다. 5월 22~2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받고 일반 청약은 30~31일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모가 선정 시 비교기업으로 알루코와 한창산업을 선정했다. 2026년 추정 순이익(177억원)에 비교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0.45배를 적용해 공모가를 산출했다. 회사 측은 신성장엔진인 우주항공 분야로의 매출 비중이 2026년에는 52%를 차지하면서 실적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치브이엠은 공모자금을 활용해 신규 공장 및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공정 효율성 제고를 통해 본격적인 고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승호 에이치브이엠 대표이사는 “첨단금속 분야의 독보적인 제조 역량을 자랑하는 소부장 강소기업으로서 상장 후 꾸준한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 확장을 통해 글로벌 첨단금속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