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유가 등 간접비 올라” 중동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시아-유럽 노선 요금 284% 상승
우리나라 산업, 유가 상승으로 인한 타격 클 것으로 예측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생산비용 전 산업 3.02%, 제조업 5.19%, 서비스업 1.39% 상승


중동전쟁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물류비, 유가 등 간접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산업연구원(KIET)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적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0.28% 미만으로 매우 낮은 탓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이스라엘 수출은 19억달러, 수입은 15억 달러로 주로 자동차와 합성 수지를 수출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수입하고 있다. 대(對)팔레스타인 수출은 5400만 달러, 수입은 200만 달러 규모다.

이스라엘의 대표 수출품은 칼륨비료, 전자, 의료 및 방산장비 등이다. 해당 품목은 공급망 다변화가 가능해 수급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가격 상승의 우려가 있다.

전쟁으로 물류비 등과 같은 간접 비용이 우리 산업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 Ratings)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아시아-유럽 노선 요금이 284% 올랐고, 다른 주요 동서부 노선 요금은 두 배 이상 인상됐다.

이에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비용·운송 기간이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Tesla), 아디다스(Adidas), 스즈키(Suzuki) 등의 업체들은 운송 경로가 바뀌며 비용이 상승하고 배송 지연의 문제를 겪었다.

장기적으로는 물류 비용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티 반군은 홍해, 바브 알-만데브를 넘어 아덴만까지 공격하고 있으나, 그 이상 공격 범위를 넓히진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사우디와 이집트의 개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탓이다. 또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공급과잉이기 때문에 운송비는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우리나라 산업에 주는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72.8%로 심화되고 있다. 유가인상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중간재 구입 비용을 늘리는 등 여타 산업으로 전이된다.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인 브렌트유 기준 원유 1배럴당 가격은 하마스 공격 이후 전일 대비 약 4.0%, 2023년 공격 이전 평균 유가 대비 11.2% 올랐다. 에너지 인텔리전스(Engergy Intelligence)에 따르면 배럴당 최소 3~5달러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내재됐으며, 공격이 발생할 시 10달러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국지전 지속으로 유가가 배럴당 97.5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전 산업 0.7%, 제조업 1.2%, 서비스업 0.32%의 생산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면전으로 커지며 유가가 115달러까지 오를 경우엔 전 산업 1.49%, 제조업 2.57%, 서비스업 0.69%의 생산비용이 상승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는 약 148.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에 생
산비용은 전 산업 3.02%, 제조업 5.19%, 서비스업 1.39%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산업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론 모니터링을 강화 및 안정자금 등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론 공급선의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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