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립' 노리는 중국의 세 번째 베팅...64조 빅펀드 조성
입력 2024-05-28 10:48:36
수정 2024-05-28 10:50:24
중국이 3440억위안(약64조672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톈옌차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기금’은 3440억위안의 자금을 모았다. 2014년 1차펀드 1387억위안, 2019년 2차펀드 2000억위안에 이어 세 번째 ‘빅펀드’다.
이번 펀드는 중국 재무부가 최대 투자자로 지분 17%, 납입자본금 600억 위안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개발은행캐피털(China Development Bank Capita)은 지분 10.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외에 중국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 5개의 중앙은행이 각각 전체 자본금의 약 6%를 출자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에 맞서기 위해 ‘반도체 자립’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한국과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중국의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자 중국 정부가 3차 펀드를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10~30% 수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에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앞서 2차 펀드로 ‘반도체 제조’에 자본을 투자했다. 이번 3차 펀드는 칩 공장용 장비를 생산하는 중국 제조업체들에 투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금 조달 소식에 중국의 반도체 주식도 상승세다. 파운드리 회사 SMIC 주가는 홍콩에서 7% 상승했고, 경쟁사인 화훙반도체도 약 5% 올랐다.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 나우라 주가는 5% 이상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이번 투자가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회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