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조 8000억…2위 애플과 1000억달러 차이
엔비디아 주가가 사흘 연속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2위 애플 자리를 넘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98% 오른 1139.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간 무려 19.9%나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 8000억달러(약 3826조원)까지 불어났다. 2위 애플과의 격차는 1000억달러, 1위 마이크로소프트와 격차는 4000억달러로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실적발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처음 주가 1000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거래일 만에 다시 1100달러도 처음 돌파했다.
실적발표 이후 연일 이어진 호재 덕분이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신생기업) ‘xAI’가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엔비디아 칩을 이용해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뛰었다.
액면 분할도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이뿐 아니라 주식 액면 분할도 주가에는 대형 호재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 실적발표 때 주식을 10 대 1로 분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6월 6일 기준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하루 뒤인 6월 7일 시장 마감 후 1주당 9주를 추가로 받게 되고 6월 10일 장 개장부터 분할된 주가가 적용된다.
주식 분할과 함께 배당 강화 정책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기존 주당 0.04달러이던 분기별 현금 배당을 0.1달러로 150% 늘린다. 분할 후 기준으로는 주당 0.01달러가 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식 분할 후 모든 주식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은 25.4%로 전체 수익률의 두 배가 넘는다. 잘나가는 기업이 주식 분할을 하면 주가가 더욱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BoA는 분석했다.
특히 액면 분할로 주식 매입이 쉬워지면서 엔비디아가 인텔을 제치고 다우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 이어지며 엔비디아가 가진 반도체 패권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본격 출시 예정인 블랙웰은 기존 호퍼 칩보다 2배 더 강력하고 AI 추론 시간도 5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차세대 AI GPU가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next wave of growth)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와의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블랙웰 AI 칩이 이번 분기에 출하될 것”이며 “다음 분기에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으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재산 가치도 1000억달러 고지에 올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 CEO의 재산 가치는 이날 65억8000만달러(약 9조원)가 늘어나 1000억 달러가 됐다.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두 계단 상승한 15위가 됐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