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주목한 한국의 젊은 무당

영화 파묘 스틸/사진=쇼박스

소셜미디어(SNS)로 고객과 소통하는 한국의 젊은 무속인을 외신이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 시각) ‘한국의 젊은 무당들이 SNS를 통해 고대 전통을 되살린다’는 제목의 기사로 샤머니즘을 이어가는 젊은 무속인의 문화를 소개했다.

로이터는 ‘애기 선녀’로 불리는 29세 무당 이경현 씨를 인터뷰했다. 현재 32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이 씨는 2019년부터 유튜브에 무속신앙 콘텐츠를 올리는 등 현대적인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영상에서 다루는 주제는 가방에 들고 다니는 물건부터 2024년 국가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이 씨는 "샤머니즘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신비롭고 영적인 세계로 여겨졌다"며 자신이 2019년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이후 많은 한국 무당이 무속신앙 관련 동영상을 게시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서강대학교 K-종교 학술원의 김동규 씨는 “무당은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곤 했다”며 “SNS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20년 동안 무속인으로 살았다는 방은미(51) 씨는 “낙인이 많아 자신이 무당이라는 사실을 숨기곤 했지만, 오늘날 무당은 자신을 표현하고 홍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영화 '엑슈마(파묘)'에도 주목했다. 옷을 잘 차려입은 20~30대 무당들을 그린 작품이며, 장재현 감독이 영화에 대해 연구하면서 젊은 무당을 많이 발견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무당은 주로 인간관계, 구직, 미래에 대해 조언하고 30~60분 상담에 약 10만 원을 받는다.

이 씨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고객 중 상당수는 부동산, 자녀 양육비 등 경제적 걱정을 이유로 상담을 받는다.

불교 신자 박채빈(33세) 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 취업에 어려움을 느껴 이 씨를 찾았다고 말했다. “상담 후 마음의 평안을 느꼈다”며, “나는 불교 신자이지만 내 주변 기독교인들도 무당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승훈 조교수는 “도시에 사는 젊은 무당은 답이 없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젊은 고객과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5,100만 명의 절반 이상이 무교라고 답한 바 있지만, 샤머니즘의 매력은 살아남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에서 한국어로 ‘무당’과 ‘점술’을 검색한 횟수는 지난 5년간 약 두 배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기준 한국에 무속인이 30~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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