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보안관 알고보니···퇴사자가 직원 행세

(연합뉴스)


공항철도 협력사에서 퇴사한 뒤에도 근무복, 무전기 등을 절취해 보안관 행세를 하고 지인에게 '취업사기'를 벌인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성준규 판사는 절도, 업무방해,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ㄱ(28)씨에게 최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ㄱ씨는 공항철도 협력사에서 일하다 지난해 9월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계약 기간 종료 이후에도 한 달가량 서울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서 직원인 것처럼 순찰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재직 기간부터 퇴사 이후까지 10여차례에 걸쳐 회사 물품을 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ㄱ씨는 공항철도 소유의 근무복과 무전기 등 장비를 착용하고 위조한 사원증을 목에 건채 보안관 행세를 했다.

여기에 열차 운전실 내부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기관사 행세를 하며 이를 메신저 오픈 채팅방에 올리기도 했다. ㄱ씨의 이 같은 행동에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서 공항철도가 출입 통제 시스템 개량 공사 등에 6억 8천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ㄱ씨는 또 위조한 임용장과 사원증을 지인 ㄴ씨에게 건네주며 ㄱ씨가 보안관으로 채용된 것처럼 속였으며 서울시 공무원증을 위조해 사용한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퇴사 무렵을 전후해 잇달아 범행을 저지른 경위와 각 범행의 수법, 범행으로 회사에 초래된 피해 정도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은 점, 과거 절도, 건조물침입 등 동종·유사 범행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ㄱ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과 범행을 통해 재산상의 이익을 얻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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