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해외기관과 협업으로 ‘글로벌 선두’ 전략 가속화 [2024 100대 CEO]

본업 경쟁력 확보 후 해외금융 진출 확대 본격화

[커버스토리 : 2024 100대 CEO]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약력 : 1956년생, 강경상업고, 단국대 회계학과, 2006년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2008년 하나은행 부행장보, 2013년 하나은행 부행장, 2015년 하나은행장, 2016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202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현)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그룹 임직원에게 전달한 문구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라는 명성을 지닌 ‘레드우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산맥에 군집을 이루며 장엄한 풍경을 자아낸다. 그러나 잎을 통해 수분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뿌리 길이가 고작 3~4m에 불과하다. 이에 레드우드는 작은 바람에도 나무 전체가 쉽게 흔들리는 특성을 보인다. 그럼에도 레드우드는 동료와 협업을 통해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뿌리가 얕지만 옆으로 뻗어 주변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서로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 생존의 비결이다.

함영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레드우드를 언급하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내실과 협업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 역량을 확보해 본업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다소 늦더라도 정확하고 올바른 길을 향해 착실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함영주 회장은 대내외 어려운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2023년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성장,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외국환 등 그룹 본업의 강점을 살린 영업 활성화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2023년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을 기록했으며 신탁 자산을 포함한 그룹의 총자산 또한 전년 대비 5.2%(38조507억원) 증가한 767조 9737억원에 달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 소각하기로 결의하는 등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함영주 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규 및 잠재적 진출 지역에서 1등 금융기관과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공동투자, 공동진출을 이뤄내 진출 초기 자본과 인력의 사용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해외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등 해외금융회사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데 이어 2023년 5월 대만 CTBC, 8월 인도 SBI, 9월 사우디아라비아 EXIM뱅크 등 각국의 대형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부 유럽, 동남아 등에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국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해 24시간 글로벌 FX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원화 투자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대한민국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하나금융그룹은 급속히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도 함영주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그룹의 100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여정에서 순항해 나가고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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