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독보적 경쟁력으로 AI 메모리 시장 선도[2024 100대 CEO]

AI 메모리 기술력 발판으로
SK하이닉스의 르네상스 앞당겨

업계 최초 12단 적층 HBM3 개발하고
세계 최고 사양인 HBM3E 개발도 연이어 성공

AI 메모리 성능 한계 돌파 위해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 글로벌 협력

[커버스토리 : 2024 100대 CEO]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확고한 기술력을 갖춘 퍼스트 무버로 사이클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쟁력과 초기술로 세상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3월 주주총회 때 밝힌 다짐이다. 2023년까지 이어진 깊은 다운턴 상황을 이겨내고 HBM과 DDR5 등 앞서 나가기 시작한 AI 메모리 기술력을 발판으로 SK하이닉스의 르네상스를 앞당기기 위한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다.

곽노정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31년째 근무한 정통 ‘SK하이닉스맨’이다. 강한 기술력과 원팀 스피릿을 바탕으로 다가올 미래 AI 시장 리딩을 위한 도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월 업계 최초 12단 적층 HBM3를 개발한 데 이어 8월에는 세계 최고 사양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2024년 3월 본격적인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HBM3 매출액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해 AI 메모리 선두 주자로서의 강력한 입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한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도 곽노정 사장이 직접 “HBM은 올해도 솔드아웃(완판), 내년도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4월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 협력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2028년 하반기부터 AI 메모리 제품 양산을 목표로 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에 첨단 후공정 분야 투자를 결정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AI 메모리 성능 한계 돌파를 위해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와도 글로벌 협력을 긴밀하게 이어 나간다. SK하이닉스는 TSM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HBM4(6세대 HBM) 개발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 고객-파운드리-메모리로 이어지는 3자 간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또 한번의 기술혁신을 이끌어내고 2025년 HBM4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 기지 투자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급증하는 HBM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청주캠퍼스에 M15X를 신규 건설하여 D램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말부터 본격 공사에 나서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팹 4기가 구축될 대규모 생산기지 용인 클러스터의 첫 팹 또한 2025년 3월 공사에 착수하여 2027년 5월에 준공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시대, 세계 최고 성능의 AI 메모리 생산 능력을 적극 확장하여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대한민국 반도체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HBM뿐만 아니라 고성능 D램 및 낸드 분야에서도 기술 리더십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2020년 10월 서버향 DDR5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23년 1월 10나노급 4세대(1a) DDR5로 세계 최초 인텔 인증을 획득했다. 2023년 4월에는 10나노급 5세대(1b) DDR5를 세계 최초로 인텔에 샘플 제공했다. 5.6Gbps 256GB 고용량 DDR5 제품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DDR5 매출액은 전년 대비 4배 이상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1월에는 현존 최고속 모바일용 D램인 LPDDR5T D램을 상용화하여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온디바이스 AI 기술 구현의 필수 기기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고용량 모바일 D램이 필요하다. 이런 시장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한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세대교체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23년 반도체 업계의 다운턴 상황을 오히려 경영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였다. 수요 부진 제품 감산,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등을 통해 매출·생산·재고 등을 최적화하며 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했다. 그 결과 2023년 CapEx는 전년 대비 50% 이상 감축했지만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23년 12.8%로 역대 최고였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투자 효과 및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CapEx Discipline을 수립, 장기적 성장과 재무 안전성의 밸런스를 고려한 CapEx 운영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 시장 흐름에 맞춘 양산 규모 조절 등을 통해 수익성과 투자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 반복되는 업계 사이클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체질로의 진화를 추진 중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