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 '언행일치' 리더십으로 그룹 재계 순위 6위 올라[2024 100대CEO]

[커버스토리 : 2024 100대 CEO]


“사회적으로는 존경을 받고 경영상으로는 흑자를 내야 하며 모든 임직원과 주주들이 신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전한 말이다. 권 회장의 당부는 자신이 써내려 온 기록이기도 하다. 권 회장 앞에는 늘 ‘샐러리맨 신화’ 수식어가 붙는다. 1978년 HD현대중공업 평사원으로 입사해 13번 진급하며 대한민국 6대 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조선업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은 산증인이다.

권 회장의 업적은 ‘신화’라 불릴 만하다. 단순히 사원에서 회장에 올랐기 때문이 아니다. 과감한 투자 결정과 글로벌 시장을 읽는 혜안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고, 내부에서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으로 솔선수범하며 딱딱한 중공업 회사의 조직 문화 혁신에 성공했다.

2010년 그룹에 편입된 HD현대오일뱅크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권오갑 회장은 과감한 투자 결정과 조직 문화 혁신,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인수 당시 영업이익 130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를 1조원대 규모로 탈바꿈시키는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석유화학을 비롯해 윤활유, 카본블랙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회사의 성장 기틀을 구축했다.

글로벌 불황으로 조선산업이 어려움을 겪던 2014년에는 HD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해 고강도 개혁으로 2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당시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고 3년간 무보수로 일한 일화는 유명하다. 능력 있는 젊은 차·부장들을 조직의 리더로 발탁해 회사를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모시키는 한편 경쟁력의 핵심은 ‘우수한 R&D 인력 확보’라는 신념으로 연구개발, 설계 인력 확보에 매진했다.

과감한 사업 재편 노력도 이어졌다. 호텔, 증권 등 비핵심 사업은 물론 보유 중인 부동산과 주식을 매각하고 부진에 빠진 해양 사업과 플랜트 사업을 과감히 통합하는 등 조직 슬림화 작업을 추진하였다. 2016년에는 HD현대중공업 내 각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지주사 체제를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오늘날 HD현대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2016년 HD현대중공업 그룹기획실장 부회장에 올랐고 2017년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했다. 2019년에는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해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3대 핵심축으로 이뤄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2021년 8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이는 HD현대가 신사업 진출과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권 회장의 끊임없는 혁신으로 HD현대는 2023년 매출 61조3313억원, 영업이익 2조3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그룹 재계 순위는 6위까지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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