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조선산업 부활 성공한 조선 외길 CEO[2024 100대 CEO]

[2024 100대 CEO]

“40년 넘게 선박 생산 현장을 지켜온 야전 사령관.”

1983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상균 사장은 조선 외길을 걸어온 조선업 전문가다. 입사 이래 줄곧 선박 블록을 조립하는 건조부에 근무하며 우리나라 조선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2015년 HD현대삼호 생산 부문장으로 부임한 뒤 2018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20년 친정인 HD현대중공업에 복귀했다.

그는 주력 사업인 조선사업의 생산과 안전 등을 총괄하는 조선사업 대표를 맡아 안전사고 및 코로나19 등으로 다소 어수선했던 사업부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수습했다. 이듬해인 2021년 10월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조선산업 부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매출 11조9639억원에 영업이익 1786억원 기록하며 2020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조선업이 긴 불황을 넘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지난해 흑자는 조선산업이 구조적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맞이한 가운데 기록한 것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2021년부터 선박 수주가 크게 늘며 조선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선박 가격은 수주만큼 빠른 회복을 보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23년 HD현대중공업이 인도한 선박들은 선가가 오르기 전에 수주한 선박들이었다.

또 건조 물량이 늘면서 과거 호황기에 비해 선박을 건조할 기능 인력이 부족했다. 조선사에 각종 기자재와 선박 블록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이상균 사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외국인 근로자 도입 등을 통해 생산 공정을 안정화시키며 3년 만의 흑자를 실현했다. 이러한 성과에는 지난 2년간 노사관계의 안정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매년 해를 넘기던 교섭을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연내에 마무리하며 생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래 조선산업을 주도할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차세대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사용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친환경 선박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을 달성하며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켜나가고 있다.

함정 분야에서도 글로벌 조선 1위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최첨단 이지스함 등 100여 척의 함정을 건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우리나라 중남미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함정을 페루에서 수주하는 등 함정사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연매출 1조원 규모인 함정사업을 2030년대 중반에는 5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5월에는 조선해양사업부를 조선사업부와 해양에너지사업본부로 분리, 해양 사업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1961년생, 장흥고, 인하대 조선공학, 1983년 현대중공업 입사, 2015년 현대삼호중공업 생산부문장, 2018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2020년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대표, 2021년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현)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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