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두리안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부자들이 탄생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중국에서 과일 두리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부를 창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동남아 국가들은 수요에 발맞춰 두리안 재배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리안은 동남아에서 주로 나오는 럭비공만 한 크기의 과일로, 중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통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에 수출한 두리안은 67억 달러(약 9조 2,500억 원) 규모다. 2017년 5억 5,000만 달러에 비해 12배 증가한 것이다. 유엔(UN)에 따르면 전 세계로 수출되는 두리안 중 대부분은 중국이 사들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두리안 수출 회사를 운영하는 에릭 찬은 15년 전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만 해도 두리안의 가격이 저렴해 종종 트럭 뒤에 싣고 판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인의 두리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10년간 두리안 가격도 15배나 뛰게 됐다. 한 개 가격이 10달러(약 1만 4,000원)에서 비싸게는 수백 달러에 판매되는 두리안은 이제 동남아에서는 수출용 사치품으로 여겨진다.
NYT는 동남아에서 두리안 사업을 하며 큰 부자가 된 사례도 소개했다. 두리안 관련 회사 ‘888 플래티넘 프루트’는 올해 중 업계 최초로 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고, 일부 두리안을 재배하는 농장주는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 태국의 두리안 포장 기업도 20년 전 10개에 불과했던 공장이 지금은 6,000개로 늘어났다.
두리안 덕에 부촌으로 변한 지역도 있다. 두리안으로 부를 창출한 태국 찬타부리에는 현대식 주택과 병원, 쇼핑몰 등이 들어섰다. 지난 4월에는 자동차 쇼가 개최되기도 했다.
NYT는 “중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두리안 수출이 급증하는 것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 소비자의 힘을 나타내는 척도”라며 “14억 인구의 나라가 뭔가를 맛보게 되면, 아시아의 모든 지역이 수요 충족을 위해 재편된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