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지속가능 경영 통해 보험업계 선도[2024 100대 CEO]

고객중심 질적성장으로 IFM 위기 극복한 저력 돋보여
‘2023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 수상

[커버스토리: 2024 100대 CEO]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약력: 1953년생, 경기고,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1987년 서울대 의과대 교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현),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 1999년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 2000년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2022년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현)

한국 보험업계 대표 CEO인 신창재 의장은 의대 교수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으로서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내다 1993년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이 됐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선 후 20여 년 동안 교보생명을 경영하고 있다.

신 의장은 취임 초기부터 보험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던 2000년 당시 교보생명은 IMF 외환위기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 거래하던 대기업이 연쇄 도산하면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업계의 오랜 관행인 외형경쟁 후유증으로 회사는 안으로 곪아 있었다.

신 의장은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하며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외형경쟁을 중단시키고 고객중심, 이익중심의 ‘퀄리티(Quality) 경영’이라는 처방을 내놨다.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잘못된 영업관행을 뜯어고치고 영업조직도 정예화하는 한편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경영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무엇보다 고객중심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 같은 혁신의 바람은 교보생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놨다. 취임 당시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은 매년 4000억~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2000년 26조원대였던 총자산은 현재 131조원(2023년 말 연결 기준)으로 늘었다. 무디스 10년 연속 A1등급, 피치 12년 연속 A+등급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금융권 최고 수준의 신용평가를 받고 있다.

신 의장은 이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공동발전을 추구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비즈니스의 수단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지속가능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그는 지난해 세계보험협회(IIS)로부터 ‘2023 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세계 보험 분야의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보험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신 의장의 이번 수상은 1996년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에 이은 것으로 세계 보험산업 역사상 최초로 부자(父子) 기업인이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IIS는 “신 의장은 전사적 변화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만족 향상, 재무안정성 제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사업모델을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변화시켰다”고 호평했다.

교보생명 또한 지난 2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년 연속 업계 1위에 올랐으며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 생명보험부문 14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