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100조원대 ‘K-리바운드’ 프로젝트 기획자[2024 100대 CEO]

[2024 100대 CEO]


“문명사적 격변기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승리의 궤도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의 기획자로 나섰다. 100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해 일부는 현재 기획 중인 반도체 분야에 추가로 배분하고 잔여 자금은 2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의 첨단전략 산업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 측은 첨단전략산업에 대해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면 전 산업에 걸쳐 연간 8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3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4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는 지난해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바이오 등 4대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2027년까지 ‘550조원+알파(α)’ 수준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은 측은 정부와 협력해 전용 금융상품과 ‘AI 코리아 펀드’ 출시 등을 통해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산은에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고채 금리 수준의 파격적인 저리 대출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를 위해 정부 증자가 필요한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정부 출자 이전에라도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일정에 맞게 금융지원을 할 수 있도록 산은 자체적인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을 향후 3년간 15조원 규모로 운영하면서 금리 우대 폭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산은의 자본금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법정자본금 한도는 10년째 30조원으로 묶여 있다. 현재 자본금은 26조원으로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과 올해 이미 예정된 증자금액 4000억원을 고려하면 자본금이 28조원이 돼 한도가 2조원밖에 남지 않게 된다.

강 회장은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투입과 함께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의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강석훈 회장은 1987년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97년부터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근혜캠프에 합류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16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에 발탁돼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2022년 6월 산은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으로 회장직에 임하고 있다. 산은의 숙원인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레고랜드 사태로 빚어진 채권시장 혼란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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