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사우디서 3조 '빅딜' 따내며 글로벌 시장 정조준[2024 100대CEO]

[커버스토리 : 2024 100대 CEO]


올해 출범 5주년을 맞은 현대트랜시스는 전동화 시대를 맞아 자동차 핵심 부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부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2019년 1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통합해 출범한 현대차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다. 변속기, 액셀 등 완성차 파워트레인(구동계) 부품과 차량 시트 생산·공급 사업을 영위 중이다. 여수동 사장은 현대트랜시스의 초대 대표다. 그는 5년간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루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현대트랜시스의 연간 매출액은 약 11조7000억원이었다. 지난 2019년 통합 출범 첫해 매출액 7조7000억원 대비 53% 성장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하이브리드 변속기와 전기차용 시트 등 전동화 전환 핵심 부품의 매출 확대를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올해는 3조원대 ‘빅딜’도 따냈다. 현대트랜시스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감속기를 모터, 인버터 등과 결합한 전기차 구동시스템을 사우디아라비아 전기차 제조사 시어(CEER)에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트랜시스가 현대차그룹 완성차 브랜드 외 비계열사로부터 따낸 첫 공급 계약이다. 공급 규모는 3조원으로 2027년부터 시어가 생산하는 모든 차종에 이 시스템이 탑재된다

시어의 전기차 생산은 사우디 국책사업 성격을 띠고 있다. 2016년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제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시어는 2022년 사우디 국부펀드 PIF와 대만 전자기기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이 합작해 설립됐다.

현재 시어의 이사회 의장은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맡고 있고 투자부, 에너지부 등 5개 부처 장관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여 사장은 현대트랜시스의 전기차 감속기 생산 능력도 빠르게 확대했다. 2021년 41만 대였던 감속기 연간 생산능력도 지난해 92만 대, 올해 112만 대로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전동화 부품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인도, 독일, 체코, 멕시코, 브라질 등 11개국 33개 글로벌 사업장을 운영하며 임직원 6400명을 해외 법인에 배치하면서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현대트랜시스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현대트랜시스 서배너법인 생산시설에서 전기차용 시트를 생산해 그룹의 전동화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는 현대트랜시스 첸나이법인·AP법인·인도 테크니컬 연구센터 등을 운영하며 현대차·기아 차량 시트를 연 70만 대 이상, 변속기를 20만 대 이상 생산해 공급한다. 또 유럽에서는 체코법인·슬로바키아법인에서 총 53만 대의 시트를 만든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현대트랜시스는 지난 5년간 전동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이동 경험의 혁신을 제공하는 시트 핵심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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