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놀란 한국인의 ‘저축 그룹’...이 모임 뭐길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이하 NYT)가 한국의 ‘계모임’ 문화에 대해 주목했다.

NYT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돈을 각출해 모으는 계모임을 음가 그대로 ‘gyemoim’으로 적었다. 이를 영어로는 ‘저축 그룹’(saving group)이라고 번역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친구들이 휴가와 식사, 기타 사교 활동을 위해 저축하는 계모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계모임을 하는 한국인의 사례도 자세히 다뤘다.
교사이자 주부인 김 씨는 2014년 한 모임에서 만난 두 친구와 계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모임을 통해 10년간 300만 원 이상을 모았고 이 돈으로 지난해 가을 다 같이 부산의 리조트로 여행을 다녀왔다.

세 친구는 각자 업무와 가족 일로 바빴지만, 계모임 덕에 가까운 사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NYT는 한국에서 계모임이 작동할 수 있는 이유로 한국 특유의 교류와 신뢰의 문화를 꼽았다.

NYT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 가서 가방, 노트북, 신용카드와 현금이 가득 든 지갑을 자리에 그대로 둔 채 화장실에 가도 된다”며 “돌아왔을 때 그 물건이 다 있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NYT는 한국에는 계모임 관행에 맞춘 계좌 상품이 있다며 예금주가 친구들과 계좌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모임 통장’ 서비스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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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은 “한국 사회에서 계모임을 잘 작동하게 해 주는 문화적 전통이 서구 문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참여하는 사람들을 잘 알지 못한다면 (계모임과 같은) 공동 자금 운용은 (미국에선) 약간의 도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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