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국민청원'에 유방암 환자 청원글 묻혔다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25일 게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에 접속자 몰려
수일째 접속 지연 대기시간만 30분 넘어
유방암 투병 중인 제보자 국민청원 호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에 수일 째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가운데 절실한 국민청원 사연들이 노출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일 국민청원 사이트에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약제 보험 급여 범위 확대’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린 제보자가 29일 <끝까지 간다> 제보창을 찾았다. 지난해 2월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은 그는 최근 임상 3상결과를 발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보험 혜택 범위 확대를 요청하는 청원 글을 게시했다.

국민청원은 접수한 지 30일 내 5만명의 동의를 얻어야 청원 접수가 가능하다. 현재 제보자가 올린 청원은 3만 1천여명의 동의를 얻어 청원으로 접수가 되려면 약 1만 9천여명의 동의를 더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제보자 ㄱ씨는 “7월 4일까지 5만명의 동의를 구해야하는데, 누가 과연 몇 시간씩 대기시간을 기다려 동의에 참여하겠나”라며 “1분 1초 피가 마르는 상황이다. 제발 좀 알려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올 4월 1일부터 엔허투가 일부 환우(HER2 과발현 전이성 유방암)들에게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는 소식과 더불어 5월 20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도 엔허투가 허가 승인이 이뤄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연이어 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방암 환우 및 가족에게 유명한 엔허투 치료제는 희망과 허망함이 공존하는 약”이라며 “항암 효과가 기존의 약제에 비해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감당할 수 없는 비용으로 유방암 환우들에겐 여러 가지 면에서 눈물나게 하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 유방암 중 65%가 넘는 환우들은 안타깝게도 현재 엔허투 치료제의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효과가 매우 높은 치료제이지만, 감당하지 못하는 약값으로 인해 대부분의 유방암 환우들은 기존의 약에만 의지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보자는 “올해 4월부로 엔허투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환우의 경우 환자 본인 부담율은 5%”라면서 “기존에 1년 약값으로 1억3000만원을 부담했다면, 요건을 충족한 환우들은 4월부터는 650만원이 소요된다. 5% 적용이 국가 재정상 또는 타 질환 비급여 암환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힘들다면 본인 부담율을 2~30% 일시적으로 부담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소득을 가진 유방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최소한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만이라도 부디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등록 후 30일 내 5만명의 동의를 얻은 글은 청원 접수를 거쳐 해당 소관위원회 및 관련위원회에 회부된다. 소관위원회 심사를 통해 채텍 및 폐기로 의결하게 되며 채택 시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정부로 이송된다.

한편, 지난 25일에 올라 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은 5만명의 동의를 받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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