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또 속았다”...수억 간다고 해서 샀는데 ‘폭망’

올해 초 1억원에서 7700만원대까지 떨어져
최악의 경우 5000만원까지 하락할 수도




비트코인을 산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개당 1억원을 넘겼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7700만원대까지 밀려났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5000만원대까지 추가로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6% 급락하며 8000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 값이 8000만원대 이하가 된 것은 지난 3월 1억원 돌파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이달 예정됐던 공급과잉 악재가 현실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과 독일 정부의 매각이다.

우선 독일 정부 매도세가 예상보다 빠르다. 지난달 27일까지 비트코인 3641개(3000억원 규모)를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로 전송한 이후 최근까지도 추가 전송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통상 가상자산을 거래소로 옮기는 것은 잠재적 매도 신호로 판단한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M)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5시께(한국시간) 독일 정부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bc1q~)에서 비트스탬프,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으로 각각 비트코인 500개, 400개, 400개가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40억원 규모다.

이는 해당 독일 정부 가상자산 지갑에서 최근 이체된 물량 중 가장 큰 수준이다. 현재 해당 지갑은 약 9880만달러(1362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로 평가받는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도 이어졌다. 마운트곡스는 전날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로 비트코인 1544개(1171억원 규모)를 이체했다. 비트뱅크는 마운트곡스 채권자 상환을 지원하는 거래소 중 하나다.

앞서 마운트곡스는 이달 초부터 채권자들을 상대로 비트코인 14만2000개(12조2000억원 규모)를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비트코인 보유량 기준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추가 조정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최악의 경우 500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올해 최고가였던 1억500만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앤드류 캉 매커니즘캐피털 공동설립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자신의 X를 통해 “앞서 비트코인이 5만달러 초반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은 너무 보수적이었다”며 “4만달러(5513만원)까지 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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