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결혼식 비용 부담에 ‘마이크로 웨딩’ 인기


미국에서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으로 결혼 비용이 급등하자 하객 수를 대폭 줄인, 이른바 ‘마이크로 웨딩’이 확산하고 있다.

CNBC는 6일(현지 시각) 최대 50명 정도의 손님이 참석하는 작은 규모의 웨딩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대 50명의 하객이 참석하는 ‘마이크로 웨딩’이 대표적이며, ‘미니모니’라고 불리는 하객 수 10명 이하 결혼식을 선택하는 부부도 늘고 있다.

미국 결혼 업체 더낫의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결혼식과 연회 평균 비용은 3만 5,000달러(약 4,800만 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보다 5,000달러(약 690만 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미국 부부는 초대 손님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결혼식 비용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사는 바네사 아코스타(35)와 샘 로버츠 부부는 지난해 계획했던 150명 규모의 일반 결혼식을 재고하게 됐다. 아코스타는 "우리는 큰 재정이 들어가는 행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들은 하객 수 150명을 초대해 7만 5,000달러를 지출하는 대신, 가족과 가장 가까운 친구 54명만을 초대해 자택 뒷마당에서 결혼하기로 했다.

웨딩 리서치 회사 더웨딩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객 수 25~50명 결혼식은 전년도보다 늘어난 전체의 15%를 차지했으며, 25명 미만인 결혼식은 약 2%를 차지했다.

또 평균 결혼식 하객 수는 184명을 기록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다가 코로나19와 맞물린 2020년에 107명을 기록했다.

더웨딩리포트 CEO겸 공동 창립자 쉐인 맥머레이는 “평균 하객 수가 2021년엔 124명으로 회복되었지만, 이는 코로나로 인한 봉쇄 이후 사교 활동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결혼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결혼 규모는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예비부부가 처음부터 명확하고 현실적인 예산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나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낫의 로렌 케이 편집장은 "우선순위를 정하면 예산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어디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음식 및 음료 비용은 손님 수에 따라 결정되므로, 만약 장소를 최우선 순위로 결정했다면, 손님 규모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