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자의 퇴장과 경기침체...하드랜딩 아니더라도 소프트랜딩 대비해야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7월 초 블룸버그는 월가에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해 왔던 JP모간 투자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유명 투자전략가의 퇴직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유력한 비관론자의 퇴장은 현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는 경기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닐 수 있지만 이미 몇 달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경기둔화로 인해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둔화하기 시작한 미국 경기와 달리 주식시장은 신고가를 경신 중인데 이는 S&P500지수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비디아를 비롯한 10개 미만의 IT 관련 종목이 증가하는 기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위험요인이다.

소위 M7이라 불리는 미국 주식시장 주도기업 7곳의 이익이 부진한 경우에도 다른 기업들의 이익이 그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인지 경제 전반을 간략하게 점검해 보자.

[표1]은 미국 경기의 대표적 선행지수인 ISM제조업지수와 주택시장지수이다. 두 지수 모두 작년부터 저점에서 상승해 왔는데, 올해 3월을 고점으로 3개월 연속하여 하락 중이다.
현재가 경기침체까지 갈 상황인지는 불확실하나 최소한 단기적 경기둔화 주기에 돌입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표2]는 전년 동월 대비 소매판매 증가율과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이다. 올해 1월을 저점으로 상승하던 소매판매는 [표1]의 두 지표와 마찬가지로 3월을 고점으로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최근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의 급격한 증가, 그리고 실업률의 상승이 소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실업지표의 절대수준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하지만 과거를 보면 낮은 실업률에서도 악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경기침체가 온 사례가 있었음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표3]은 통화량 증가율과 핵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다. 물가가 안정적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통화량 증가율은 이제 막 양(+)으로 진입하여 인플레이션 부담은 낮은 편이다. 연준의 정책금리 역시 매우 높은 수준으로 경기후퇴 시 금리인하를 통한 정책여력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첫 금리인하 시 경기의 추가적 둔화와 함께 주가 하락이 있었다. 금리인하는 경기둔화를 완화할 수 있을 뿐이지 둔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경기의 침체든 둔화든 현재는 성장동력이 약해지는 구간이다. 단기적으로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두면서 투자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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