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안따도 돼"...의대생 96% '국시' 거부

사진=연합뉴스


매년 약 3000명씩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내년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다수 의대생들이 의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의사 국가고시(국시) 응시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10일 의사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인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3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2903명) 중 95.52%(2773명)는 국가시험을 위한 개인 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을 거부했다.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 대부분이 응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자신의 SNS에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소식이 담긴 기사 링크를 걸어두고 “나도 안 돌아간다”며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는 글을 썼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한 뒤 국시 실기 시험과 필기 시험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딸 수 있다.
각 의대는 국시를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졸업예정자 명단을 제출하고, 응시 예정자는 개인 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응시 예정자인 본과 4학년생 약 96%가 의사 국시 접수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자칫하다간 내년에 배출되는 의사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정부는 국시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에도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국시를 거부하자, 정부는 당해연도 하반기에 실시하는 국시를 이듬해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실시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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