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차질이 우리 목표"...삼성전자, 끝나지 않는 '노조 리스크’

전삼노, 일주일째 파업 이어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경쟁력 훼손 우려도 나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지만 노사협상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 업황 회복기를 맞은 와중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이날까지 협상 타결을 위한 대화 없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 8일 총파업을 시작한 바 있다.
반도체 호황기 왔는데...전삼노 내부에서는 “포기하지 않으면 이긴다”며 파업을 독려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의 경우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뚜렷한 조율은 없는 상태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전삼노는 이번 총파업의 목표를 ‘생산 차질’로 내걸고 생산 현장을 돌며 홍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흥캠퍼스 8인치 라인,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평택캠퍼스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라인 등에서 파업을 독려했다.

전삼노는 최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도 “우선은 8인치 라인을 먼저 세우는 게 목표”라며 “HBM은 (사측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반도체다. 이후엔 HBM 장비를 멈추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삼노는 오는 15일 기흥캠퍼스, 16일 화성캠퍼스에 이어 온양캠퍼스 등 핵심 사업장에서 홍보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집회 규모는 연일 줄고 있다.

지난 8일 총파업 결의대회 당시 수천명(노조 추산 4000∼5000명)이던 참가자 수는 11일 집회에서는 350여명(노조 추산)으로 급감했다. 12일 집회에서는 200여명(노조 추산)만 참여했다.

반도체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된 데다 대체 인력이 있어 생산 차질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실제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가동체제여서 잠시라도 멈추면 정상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들게 되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 공급이 부품산업의 생명인 만큼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결정적 시기에 발목을 잡히는 셈이 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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