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미술관' SK 사옥에서 방 뺀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운영하는 미술관이 SK그룹 사옥에서 나간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대리인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부동산 인도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민법상으로는 SK측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대리인은 "노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에 'SK그룹이 미술관 퇴거를 요구한 게 부적절하다'는 판시가 있었음에도 최 회장 등이 소 취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故) 박계희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예술 감성이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아트센터 나비의 구체적인 퇴거 시기와 이전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한국경제신문



아트센터 나비는 2000년 12월 SK그룹 본사인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4층에 개관했다. 노 관장의 시어머니이자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자신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개관해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이 모태다.

노 관장은 시어머니로부터 워커힐미술관장 자리를 물려받고 워커힐미술관을 계승해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했다.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빌딩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종료 됐는데도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 관장 측은 아트센터 나비 대표로서 미술관 근로자들의 이익, 미술품 보관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퇴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SK이노베이션의 요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21일 1심은 "아트센터 나비가 SK이노베이션에 부동산을 인도하고 10억4560여만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 완료일까지 월 약 2490만원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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